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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단편집) "플루트의 골짜기"책 읽는 즐거움 2025. 1. 8.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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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단편집) "플루트의 골짜기" (2013)
날들이 빨리도 지나간다. 지난주 소파 중간의 책 더미에서 이 책을 집으면서는, Smoky Hill Library 라운지에서 사다 놓은 지 서너 주쯤 됐으려나, 느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두 달 반 전에 샀다. 열두 편 단편 가운데 다수가 그저 그런 얘기들이지만 여전히 다 재밌게 읽힌다 -- 집에 갖고 있는 책만으로도 우리 단편을 수십 편은 다시 읽어볼 수 있을 텐데 그 경우에도 그럴 거다. 아래, 책에서 단편들의 원래 발표 지면을 밝히는, 리스트에서 07, 08, 10, 11, 12가 다소 이색적인 얘기들이고 마지막 두 편이, 마지막으로 읽어서 더 그런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
"우리 고장에선 그렇게 말하지 않아!"에서:
"한국인들은 제주공화국을 언제라도 합병할 수 있는 준속국 정도로 생각했지만, 제주인 다수는 한국인들을 피가 약간 섞인 가난한 동포라고 여겼다."
"제주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의견에 제주인 다섯 가운데 넷이 찬성한 것은 최근에 제주-한국 관계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데 말미암은 바도 있다. 같은 여론 조사에서 제주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결과가 나와, 제주해(한국인들은 이 국제적 명칭을 거부하고 제 나라 중심으로 '남해'라 부른다) 양안의 범한주의자들을 경악시켰다. 제주인들은 한국인보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이나 베트남인에게이다 더 호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독립 이후 지금까지 제주공화국의 지적 활동은 한국어와 영어로 이뤄졌는데, 그 문화적 지평과 수준이 한국보다 훨씬 넓고 깊었다. 지금까지 한국은 단 두 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와 단 한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제주 공화국은 독립한 뒤에만도 두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무려 일곱 명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 한 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두 명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 를 냈다. 두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한 사람인 강인주는 한국어가 아니라 오직 제주어로만 작품 활동을 한 사람이었다. 서귀포 국립대학은 세계의, 적어도 아시아의 자연과학을 이끌고 있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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