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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시 "따뜻한 얼음"시 2025. 1. 31. 12:00
. eunbee님 블로그에 새 글"겨울 아침을 위한 詩"가 올랐단다얼른 달려간다.그러면 그렇지따스한 마음에 가닿은 따스한 시박남준의 "따뜻한 얼음". 갓 쪄낸 하얀 찐빵인가하나 들고 오면 하나 그대로 있는.하나 들고 와서 여기 놓는다.겨울 아침 따사로움은 나눌수록 좋을 테니. 따뜻한 얼음 - 박 남 준 (1957 ~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철 모르는 돌팔매로부터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제 몸의 온기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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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Oliver 시 "Why I Wake Early"시 2025. 1. 12. 03:46
. 오늘 Writer's Almanac에 제목만 올라 있는, Mary Oliver의, 시 "Why I Wake Early"를 인터넷에서 찾아 읽어본다: Why I Wake Early / Mary Oliver Hello, sun in my face. Hello, you who make the morning and spread it over the fields and into the faces of the tulips and the nodding morning glories, and into the windows of, even, the miserable and crotchety– best preac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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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국현의 영시 해설'을 'LINK'하며 | "Digging" by S. Heaney시 2025. 1. 7. 00:55
. 시인이자 영문학 박사 여국현의 영시 해설 포스트들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들어가 읽을 수 있게 내 블로그의 'LINK' 목록에 포함시킨다. 서른세 포스트에서 서른세 편 영시의 원문, 한역 그리고 해설을 읽을 수 있겠다. 서너 포스트를 전에 읽어본 바로는, 영시들을 영문학(사)적 관점에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 읽은 것은: "Digging" by Seamus Heaney (여국현 역) 전에 Seamus Heaney의 "Finders Keepers: Selected Prose 1971-2001"에서도 이 시에 관해 읽은 적이 생각나서 책장에서 책을 꺼내 다시 읽어본다: 'Digging', in fact, was the name of the first poem I wrote where I tho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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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다 아미하이의 시 "예루살렘"시 2025. 1. 5. 02:37
새해라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우연히 읽은 거긴 하지만, 새해 첫 주에 나는 밝은 시가 아닌 시를 올린다.이스라엘 시인 Yehuda Amichai의 시 "Jerusalem"에서는 비정한 아름다움, 아름다움이 느껴져서다.(언제나처럼, 내 번역보다는 원문을 읽어보시기를.) 예루살렘 / 예후다 아미하이Jerusalem / Yehuda Amichai 구도시 어느 지붕 위늦은 오후의 햇볕에 걸어놓은 빨래들:내 적인 여자의 흰 시트,내 적인 남자의 수건,그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구도시의 하늘에는연.그 연줄의 다른 끝에는,벽 때문에 나는 볼 수 없는어린이. 우린 많은 깃발을 내걸었다,저들은 많은 깃발을 내걸었다.저들이 행복하다고 우리가 생각하도록.우리가 행복하다고 저들이 생각하도록. 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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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Ruby, "Dig It Up Again" | Baudelaire, "Little Poems in Prose"시 2024. 12. 20. 08:48
. Dig It Up AgainA century of The Waste Land. BY Ryan Ruby, December 12, 2022 흥미로운 내용의 긴 에세인데, 보기로, 앞과 뒷부분에서만 조금 발췌한다. For Eliot, understanding poetry was overrated. He knew from his reading of Dante that “genuine poetry can communicate before it is understood.” The Waste Land communicated to its audience as poetry always has: through the enchanting music and striking images of its lines. Qu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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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Morgenstern의 시 세 편시 2024. 12. 14. 13:22
. Angela Merkel의 회고록 "Freedom" (2014)에서 독일 시인 Christian Morgenstern의 시집 Alle Galgenlieder (영역본 Gallows Songs,1967)에 실린 "A Pug's Life"를 읽었다. 고교 시절 얘기에서 그녀는 그의 시를 매우 좋아했다고 썼다. A Pug's Life Upon a wall, a pug will take a seat:He'll find a spot that juts into the street, And from this vantage point he will observeLife passing by in all its vim and verve. O man, take care, lest you this fate befal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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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Dickinson의 시 "There is a solitude of space"시 2024. 12. 11. 07:26
' There is a solitude of spaceA solitude of seaA solitude of death, but theseSociety shall beCompared with that profounder siteThat polar privacyA soul admitted to itself—Finite Infinity. 'Finite Infinity'란 시어나 그로 시를 맺음이 절묘하다. (더 쓰지 않기로 한다.) 오늘 The Writer's Almanac (12/10/2024)에서 읽은 Emily Dickinson에 대한 글이 이 시로 끝난다. 그 앞 부분에서 조금 많이 아래에 인용한다. 내게 특히 인상적 구절은 "a bright, spirited girl" 그리고, 종교 문제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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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Larkin의 시 "Party Politics"시 2024. 11. 10. 00:35
. Philip Larkin의 시 "Party Politics"를 A. O. Scott의 에세이에서 읽었다: A Poem About Waiting, and Wishing You Had a DrinkBy A.O. Scott (Nov. 1, 2024, The New York Times) 시 원문을 여기 올릴 수는 없고 -- 위 에세이에서는 그 복사를 막아 놓았다 -- 첫 연만, '내가 읽은 대로' '호스트'도 '호스티스'로 바꿔가며, 그냥 쉽게 번역해 본다: 가득 찬 잔을 들고 있은 기억이 없네 지금 보니 반쯤 빈 잔 어쩔까? 고상한 생각 해보며 시간 끌며 마실까, 내 호스티스가 이쪽으로 올 때까지? ---- 필립 라킨, "Party Politics" (두 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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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시 세 편 더시 2024. 10. 16. 01:33
.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를 광고하는 게 된다는 핑계로, 며칠 전 포스팅에 이어, 거기 숲지기님 댓글의 제안을 따라, 같은 시집에서 세 편의 시를 더 올리기로 한다. 마크 로스코와 나 2 한 사람의 영혼을 갈라서안을 보여준다면 이런 것이겠지그래서피 냄새가 나는 것이다붓 대신 스펀지로 발라영원히 번져가는 물감 속에서고요히 붉은영혼의 피 냄새 이렇게 멎는다기억이예감이나침반이내가나라는 것도 스며오는 것번져오는 것 만져지는 물결처럼내 실핏줄 속으로당신의 피 어둠과 빛사이 어떤 소리도광선도 닿지 않는심해의 밤천 년 전에 폭발한성운 곁의오랜 저녁 스며오르는 것번져오르는 것 피투성이 밤을머금고도 떠오르는 것 방금벼락치는 구름을통과한 새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당신 영혼의 피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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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에서시 2024. 10. 11. 12:41
.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읽고서 생각이 나서 오늘은, 2014년 서울 다녀오며 사온,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었다"(2013)를 다시 다 읽었다. 짧은 시 두 편 전문과 다른 시 두 편의 부분을 올린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날개 그 고속도로의 번호는 모른다아이오와에서 시카고로 가는 큰길 가장자리에새 한 마리가 죽어 있다바람이 불 때거대한 차가 천둥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잎사귀 같은 날개가 조용히 펄럭인다십 마일쯤 더 가서내가 탄 버스가 비에 젖기 시작한다 그 날개가 젖는다 시 "효에게.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