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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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뛰고 읽고이런저런 2024. 2. 25. 13:47
. 내 일상을 두 단어로 말하면 '책과 테니스'다. 세 단어로 말하면,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책과 테니스와 추억'이랄 수 있으려나. ▶ 읽고 오전에 덴버대 도서관 라운지에서, 준비해 간 커피도 마셔가며 가끔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11시부터는 싸간 빵과 치즈로 점심도 먹으면서, Nick Lane, "The Vital Question: Energy, Evolution, and the Origins of Complex Life" (2015)를 읽었다. We are all familiar with what the great Russian-born Belgian physicist Ilya Prigogine called 'dissipative structures': just think of conv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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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 --- 독재정권서도 못 봤던 장면#2이런저런 2024. 2. 23. 00:34
. 독재정권서도 못 봤던 장면이라고, 신문 에서 읽으면서, 그거 정말이네, 했던 게 한 달 전인데 이번엔 대학에서 또 보게 됐다. 법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원칙과 상식으로 생각하면, 한 번 경우는 경호처 책임이고 두 번째나 세 번째는 자유민주주의 나라의 대통령 탄핵 사유가 아닐까? 아무튼, 경호처장이 민주국가의 대통령을 마피아 두목쯤으로 보이게 만든다면 곤란하지 않은가? 오늘 아침 한 총리 기사의 헤드라인을 읽는 순간 독재정권 시대가 생각난 건 사실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카이스트 졸업식 등에서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해 '국가 원수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답했다." --- 2/22/2024 (온라인) 한겨레 사진: 위 기사에서 카이스트 학생·교직원 ‘경호처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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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osha Pass East Trail 하이킹이런저런 2023. 10. 3. 01:31
. Kenosha Pass Trail Head (해발 3,048m) 한 젊은 여성이 가파른 이 산길을 가뿐한 조깅으로 오른다 -- 사진 한가운데를 확대하면 보인다. 저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한국에서 산에 가면 치고 오르기를 즐겼다. 한국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산행이랄 수 있는, 65세 때, 설악산 등산에서도 그랬다. 특히 여기 콜로라도에는 저런 여성들이 많다. 20년쯤 전 여름 Mt. Bierstadt을 오르다 만난 여대생이 자기는 이 산이 오늘 하루에 오르는 두 번째 'fourteener' -- 14,000피트(4,200m)보다 높은 산, 콜로라도에는 그런 산이 54 -- 라고 하던 생각도 난다. 오늘 오른 Kenosha Pass East Hiking Trail이 있는 산 -- 7년 전, Kenos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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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게임 주선하기이런저런 2023. 3. 20. 01:02
. 테니스 게임 주선이 아주 쉽지는 않다. 금요일 늦은 오후 저스틴, 다니엘(Danielle), 척에게 그룹 메시지를 띄웠다: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테니스 어떤가요? 난 아무 시간이나 좋은데요. 한 시간 후 저스틴의 대답이 떴다: Good to hear from you!. 일요일 이른 오후나 월요일 1시쯤이면 괜찮아요. 밤늦게 척이 메시를 남겼다: 일요일이나 월요일 다 좋습니다. 그럴 리 없는데, 다니엘이 무답이다, 토요일 10시 그녀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 곧 대답이 왔다: 하와이에 있어요. 아, 그랬구나! 보니, 하와이 시간 새벽 6시다! 곧 세르지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곧 대답이 왔다: 월요일, 아직은 미확실. 한 시간 기다린 후 잭에게 연락했다. 반 시간 지나서야, 월요일 좋다는 대답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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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테니스 'Noontime Tennis'이런저런 2023. 3. 1. 10:31
. 올겨울 게이츠 센터 'Noontime Tennis'는 잦은 눈으로 못 친 날은 많았지만 매번 20분씩 일찍 가는 요령으로 주로 가장 잘 치는 이들과 쳤다. Don 등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유쾌하다. 두 주 전엔가 테니스 치고 오는 길에 늦은 점심 먹고 동네 도서관에 들렀다. 라운지의 한 젊은 여성이 줄곧 나를 보며 미소 짓는다, 말 걸어야 하나, 그러는데 먼저, "게이츠에 있었지요?" 한다. 오늘 월요일 게임도 재밌었다. 이번 주 엿새 칠 거라 좋아했는데 '수요일 늦게 눈'으로 예보가 바뀌었다. 수요일은 칠 수 있겠지. 고관절 수술 이후 확실히 더 잘 친다. 우리가 들어갈 바로 앞 코트의 레슨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존과 돈 그리고, 누군지 모르겠는, 또 한 명이 다음 코트로 들어가려 기다리고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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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 눈밭의 난장판이런저런 2023. 2. 6. 02:03
. 한밤중에 여우가 종종 뒤뜰에서 놀다 가는 게 틀림없다. 아침에 온라인으로, 그 저질스러움이 코믹하기까지 한 한국의 정치판을 그래서 또 읽어보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창밖을 내다보니, 순간, 뒤뜰 눈밭 한 곳에서 여러 마리의 까치(까마귀?)가 후다닥 어지러이 솟아오르면서 그 자리로 여우 한 마리가 뛰어든다. 사진을 (PC 테이블 옆 창 대신) 부엌 창을 통해 찍으려고 이동하면서 보니 여우는 죽은 토끼 -- 처음엔 큰 물고기로 보였다 -- 를 입에 문 채, 여기저기 다시 내려앉아 대들 듯 접근하는 까치들을 쫓느라 천방지축이다. 새 떼를 물리치고 토끼를 확보했다고 생각했는지 여우는... 토끼는 놔두고, 당치도 않게, 까치를 노리고 다가간다. 여우와 까치 떼가 한바탕 또 난장판을 벌이던 중 여우가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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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James Joyce 생일이런저런 2023. 2. 3. 12:59
. 오늘따라 아침에 PC 앞에서 the Writer's Almanac부터 읽었다: "오늘은 1882년에 Dublin에서 James Joyce가 태어난 날이다." 봄날 같은 날씨여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여름 차림으로 'Noontime Tennis'를 즐겼다. 어제는 세르지오, 필, 데이비드, 오늘은 잭, 마크, 뢴, 친근하게 부르는 이름으로만 아는 이들과의 테니스는 그래서 더 유쾌하다. 2시에 테니스가 끝나고, 싸 온 도시락은 동네 도서관 라운지에서 먹기로 하고 그리로 향했다. 운전하면서는 늘 라디오의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음악과 단둘이 드라이브 데이트다. 집을 나설 때는 늘 커피가 든 보온머그와 책 한 권을 챙긴다. 집 근처 도서관 라운지에서 커피와 빵 한 조각, 치즈 한 조각으로 점심을 먹으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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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y가 Lynn을 닮았다이런저런 2022. 12. 29. 12:30
주중엔 매일 즐기는 연재만화 "For Better Or For Worse "에 관해 이 블로그에 따로 포스팅하거나 언급이라도 한 게, 지금 검색해보니, 열 번도 넘는다. 한 번은 더 올리고 본다. 이 만화를 보아온 게 80년대부터인지 90년대부터인지도 잘 모르겠다. 단행본으로도 세 권쯤 사서 읽었다. 지금도 세계 2000여 일간지에 연재된다고 하는데 예전엔 나도 신문에서 읽었다. 얼마 전에 작가 Lynn Johnston의 사진을 보면서 놀랐다. 만화 속의 Elly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 게 처음이어서다. 전에 단행본 표지에서 작가 사진을 보면서는 그런 생각을 못했던 거다. For Better or For Worse by Lynn Johnston for December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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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움직임의 즐거움이런저런 2022. 11. 27. 06:58
움직임의 즐거움은 살아있음의 즐거움이다. 숨 가쁜 운동의 쾌감이나 독서의 즐거움은 살아있는 몸 살아있는 마음의 즐거움이다. 테니스와 책 읽기가 요새 나의 주요 일상이다. 테니스는 지난주 월화수금과 어제(월요일) 쳤다. 오늘은 눈이 내리고 있지만 내일은 쾌청이라니 내일이나 모레부터는 또 칠 수 있겠다. 코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되는 것은 또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지난주에는 John, Sergio, 그리고 새로 Jonny를 만났다. 어제 게임 중에 뒤에서 "Hi!" 하고 지나간 여성은 Justine이었던 것 같다. 좋은 사람,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경험이 삶이라면, 나는 요즘 내 삶의 반을 책을 통해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쉽게 순수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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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들이런저런 2022. 3. 8. 05:44
오래전 춘천에 있을 때 물 대신 목마르면 생맥주 찾던 그 시절 병맥주만 있는 카페 와 장소와 아름만 바뀐 에도 종종 들렀었다. 클래식 음악이 있고 공짜 '시 동인지'들이 있었다. 늘 시를 쓰고 있고 시인이 되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조용히 말하던 카페 주인 이상문님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가 지금 시인이다. 지난 주 우연히 인터넷에서 읽었다. 사진의 모습도 그대로여서 더 반갑다. 기쁜 소식도 도둑처럼 찾아와서 기쁨을 더해준다. 오늘은 또 또 다른 기쁜 도둑이 다녀갔다. 십여 년 전 에서 혼자 생맥주 마시면서 였나 그녀의 시 쓰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 게. 그녀는 이제 허필연 시인이다. 시 읽어주는 여자 '시뇨'로도 무척 유명하단다. 유쾌하고 흐뭇하다. 또 생각난다. 거나 에서 혼자 맥주 마시고 있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