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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자산
    2007. 5. 6. 18:44

    충북 괴산에 있는 군자산에 다녀왔다. 조금 흐린 날씨 탓으로 빼어난 조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서도 그랬겠지만, 기대와 다르게, 우리 산행길엔, 암릉다운

    암릉도 없고, 산에는 조금 실망했다.

     

    잠깐 동네 뒷산 올라갔다 온 것 같다고 했더니, 날머리(? 날꼬리가 맞지

    않을까.) 가게에 캔맥주 사러 간 내게 젊은 여주인이, 다들 "힘들었다" 고

    한단다. 일행 중에도 한두 분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 속으론만 "허,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했다. 오르락내리락 했던 기억도 없다.

     

    그래도 신록의 나무 숲은 너무 좋았다. 활짝 핀 산벚꽃, 산백합 꽃 향기

    속을 걷고 있다고 B가 말했던가. 거의 다 내려와서 숲속을 지나면서는,

    아, 오늘은 신록을 만끽하는 산행이구나, 어느 산이라고 이보다 더

    아름다운 신록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든 뒷산이야 매일 올라가도 좋기만 하지만, 사실 먼 길 나서는 산행에는

    좀 근사한 산, 또 가고 또 가더라도 설악산이나 월악산, 소백산 같은 산이

    나는 좋다. 100대 명산 한번씩 가는 것 보다 20대 명산 다섯 번씩 가는 걸

    더 좋아하는 것은, 내가 아름다운 사람 열 사람 아는 것도 좋아하지만, 연인

    같은 친구 한 두사람 있는 걸 더 좋아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하산주 마시면서 한 얘기였지만, 특히 미녀들과의 산행이었기에 산행은

    즐겁고 유쾌했다.

     

    그리고 산이 마음에 덜 든다고 해서, 물론, 산을 탓하지는 않는다. 산은

    산으로 있다. 그 꾸밈 없음이, 마음에 휴식을 주고 모든 산을 사랑하게

    만드는 점이 아닌가 모르겠다. 사람의 간사함이 생각난다. 산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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