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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라도 집에서
    이런저런 2007. 12. 28. 04:11
    지금 내다보고 있는 창 밖 뒤뜰은 온통 깊은 눈으로 덮여 있고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툭툭 나무 가지에서 가루눈 쏟아지는 게 보입니다.
     
    눈을 헤치고 나갈 엄두가 안 나서 사진은 늘, 뒤뜰로 열리는 안방 문턱에 서서 찍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의 구도가 늘 똑 같고, 대개 아침에 찍게 되는 까닭에, 백설의 그 빛남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네요.
     
    여기서는 한국에서처럼, 이런 날에도, 산에 가면 좋겠다, 는 생각은 안 듭니다. 집에
    있으면 마치 높은 산마을 산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사실, 공기가
    청량하고 햇빛이 강렬한 해발 1600 미터 고지대이니 그런 느낌이 맞기도 하지요.
     
    고개를 들어 창의 위 쪽을 올려다 보면, 멀찍이 울타리 뒤편에 어깨를 마주 대고 서 있는
    한 15 미터 높이의, 군데군데 큰 눈덩이를 단 일여덟 그루 소나무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끔 바람에 흔들리는 듯 마는 듯 합니다. 그 쪽을 성처럼 막고 선 열세 그루쯤
    되는 소나무들의 일부 이지요.
     
    일이 년 전부턴가 더 종종, 산다는 게 어디 유원지에 한두 주 여행 와서 머물다 가는 거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만남과 경치를 즐기고 마음 편하게 지내다
    가면 되는 거지요.
     
    친해진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고요하고 환하게 빛나는
    이 아침을 즐기면서 또 올해 한 해의 아름다웠던 만남을 즐깁니다. 누구의 말처럼
    "과거의 행복을 누립니다." 벌써 두 잔째 커피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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