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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 벌판에서
    이런저런 2008. 4. 23. 13:25

    국민학교 졸업을 한 달쯤 앞두고서였다.

    우리 반 여학생 네 명이 자기들끼리 짝짓기한 남학생 네 명에게 몰래

    보낸 사인지의 내용이 한 남학생이 떠드는 바람에 반 전체에 공개됐다.

     

    넷 중 누구라도 다 참 괜찮았지만 그 중 차분하고 의젓한 B에게서 온

    사인지가 연한 푸른색이었는지 연분홍이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는데,

    단 한 문장이었던 그 글은 늘 기억한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함께 뒹굴던

    그날을 잊지 마세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시베리아 어디쯤을

    내려다보노라니 잠깐 '그날'이 지나간다.

     

     

    기억을 빼고 나면 난

    낡아가는 커피메이커

    나의 대부분은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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