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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광수, "바슐라르" (1995) 에서.
"우리들 각자의 경험적인 삶의 집적체로서의 개아성(個我性)에 대립적인 보편적인 상상력이 우리들 각자의 내부에 존재한다. 다만 그 보편적인 상상력이 그 개아적인 우리들 각자의 내부에서 더욱 깊고 보편적인 자아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질 따름이다. 원형은 이와같은 상상력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한결 정확히 말해 상상력의 보편적인 궁극성을 표현하는 이미지이다. 즉 그것은 우리들 모두가 상상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그리는 것을 나타낸다. 이로써 상상력의 작용이 보편적인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규정될 수 있고, 따라서 우리들이 한시적 이미지를, 그것이 나 아닌 시인, 즉 타자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까닭이 이해된다. 그리고 여기에 바슐라르적 상상력의 역설이 있다. 상상력은 비결정적인 한에 있어서, 즉 작용이 독자적이고 절대적인 한에 있어서 전적으로 자유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류 전체가 그것에 부과한 질서를 벗어나지 않는다. 아니, 상상력이 시공적으로 우연적인 개인의 삶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이, 위에서 본 바대로 바로 그것의 보편성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오히려 상상력의 자유 자체가 바로 인류의 보편적인 상상적 질서의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p. 162-163)
"경탄 emerveillement 은 <미화하는 심리학>에 속하는 것이다. 느닷없는 감동으로 찾아드는 이 심리적 경험이야말로 바로 아름다움의 원천적인 내용을 이룬다. 그런데 그것은 바로 경탄을 일으키는 대상에 대한 사랑의 감정 이외의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p. 336, 위 책에 실린 에세이 "시와 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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