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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짧은 글 2007. 1. 24. 23:5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사는 것’이 뭘 말하는 걸까요?

    ‘온갖’ 애착에서 벗어난 삶이라면, 나는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살아 있으면서 반은 죽은 듯이 살아서야, 편하기는 할지 몰라도, 너무 재미가 없지 않나요? 그저 좋은 뜻으로 주고 받는 작은 정, 그 보다 더 삶에 즐거움을 주는 게 어떤 게 있을까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사는 것이 요리조리 내게 편리한대로 적당히 새치기도 하고 영수증 처리도 하고 교통 법규도 어기는 따위를 말한다면, 나는 전혀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야 한다면, 그건 내겐, 종교, 전통, 민족주의, 권위, 욕심, 우스꽝스런 자존심, 편견, 이런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말합니다.

     

    ‘벌거벗은 왕을 볼 줄 아는 눈’으로, 볼 것은 보아야 하고, 스스로 생각에 모를 일은 모를 일일 뿐입니다. 전통이나 관행, 민족주의가 그렇게 ‘저절로 당연’한가요? 칸트나 맑스나 프로이드가 사람을 나보다 뭘 더 알까요? 사람이 사람인 것 말고 더 무엇 대단한 게 있다고 그렇게 자존심 상할 일이 많을까요?

     

    있지도 않은 그물에 스스로 가둠이 외롭지 않고 때로는 편리한 삶의 꽤인지는 모르나, 나는 그래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습니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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