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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의 책장
    책 읽는 즐거움 2020. 8. 24. 06:24

    "책장을 하나는 더 사야지" 한 그 책장을 2년이 다 되어서야 지난

    주말 어느 'Estate Sale' 에서 25불에 사들였다. 7단 책장이다.

    사랑방에 있던 5단 책장을 침실로 올려보내고 그 자리에 놓았다.

     

    지난 2년에도 책이 많이 늘었다. 그새 도서관에 기증한 책도 꽤 되고

    Covic-19 이 지나가면 그러려고 따로 모아 놓은 책도 스무 권 가까이

    되건만, 새 책장을 채우고나서도, 여전히 책장이 더 필요하다. 이 방

    저 방 커피 테이블과 의자, 카운터에 쌓여 있는 책들은 그냥 두더라도

    이젠 책장을, 사더라도, 하나만 더 살 작정이다. 좀 더 냉정하게

    상대적으로 덜 읽을 만한 책들을 가려서, 읽었든 안 읽었든, 도서관에

    기증해야겠다. 그런 결정을 앞당겨 할 수 있으면 어쩌면 더는 책장이

    안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층으로 올라간 5단 책장

     

     

    그러고 보니 그야말로 '만드는 것'으로서의 art 로, 또렷이 기억하는

    어렸을 적 내 첫 작품은 책상 위에 놓는 1단 책장(책꽂이)이었다.

    앞에서 보면 'ㄷ'자('ㄸ'였나?)를 오른쪽으로 길게 늘이고 그 끝에

    위로 길쭉한 'ㅁ'자를 붙인 모양으로, 큰 책들을 위한 'ㅁ'자 부분이

    더 높고 깊었다. 그러고 싶었던 대로, 내가 아끼는 책들을 책장에

    꽂아 놓고는 좋아했었다. 'ㄷ'부분 위 가운데쯤에는, 구이용 아이다호

    감자처럼 생긴, 평범하고 흔한 돌멩이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괜찮을 것 같은 생각에 집 근처에서 주워온 거였다.

     

    10대 후반부터는 다다미 2장 크기의 작은 내 방 창문 아래에, 바로

    아래 사진의 책장과 비슷한, 3단 책장이 놓여 있었다. 내가 아끼는

    책들로 꽉 차있었고, 그런 걸 좋아하는 친구 Y가 오면, 책장에서

    뽑아낸, 각각 서너 권씩의 저서가 실린, 니체나 Thoreau 의 두툼한

    책이나 "무희 타이스," 하비 콕스의 "세속 도시," 본 회퍼의 "옥중

    서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또는 떼아르 드 샤르댕의

    저서 같은 책을 두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나누던 생각이 난다.

     

    춘천에 있을 때는, 오피스의, 거기 따라오는, 두 개의 큰 책장이 전공

    서적과 수학, 물리 책 등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런 책이 아닌 책들을

    모아둘 데가 마땅치 않던 터에 어느 날 '가구' 골목을 지나다가, 예전

    서울 집에 있던 것을 연상시키는, 작은 4단 책장을 보고 그 자리에서

    사서 오피스에 들여다 놓았다 (아래 사진).

     

     

    오피스의 '일과 후'에 읽는 책들을 위한 책장

    춘천 있을 때 오피스에 있던 '일과 후'에 읽는 책만을 위한 책장 (위 사진),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일과 시간에 읽거나 또는 그래도 되는 책들이 우선인 책장 (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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