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고 싶은 대로 읽다 보니책 읽는 즐거움 2021. 6. 18. 12:26
지난 두세 주의 책읽기는 좀 어지러웠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린 두 책 중 Jeremy DeSilva, "First Steps:
How Upright Walking Made Us Human" (2021) 은 읽어볼
만한 부분만 읽고 James Baldwin 의 소설 "Go Tell It on the
Mountain" (1953)은 다 읽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다
말고 반납했다.
좋은 이야기나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알만 하다거나 굳이 다
안 듣는 게 좋겠다는 이유로 바로 그만 듣기로 해도, 사람과는
달리, 책과는 전혀 문제가 안 되니 좋다.
Covid-19 팬데믹으로 닫혀 있던 동네 도서관이 다시 문을 연
지는 꽤 됐는데 그 라운지도 열린 건 두 주 전쯤이다. 그새
거기서 여덟 권의 책을 샀다. (라운지 서가에서 관심을 끄는
책들을 좀 읽어보다가 맘에 들면, 한 권이 커피 한 잔이나 머핀
하나 값이니 그런 것 사듯, 사곤 하는데. 늘 하는 말이지만, 그런
책들은 그렇게 잠깐 읽어본 것만으로도 이미 책값 만큼은
충분히 즐긴 거다.)
그 중 두 소설 Hilary Mantel 의 (크롬웰 3부작 중 제3권) "The
Mirror and the Light" (2020)와 Charles Dickens 의 "Great
Expectations"는 다 읽지 않은 도서관에 기증했다. 집에 있던,
Mantel 의 '크롬웰' 시리즈 제1권인, "Wolf Hall" (2009) 도
이번에 조금 읽어보고 함께 기증했다. "The Mirror"는 이틀 밤
연속 두 시간씩이나 잠을 뺏겨가며 재미있게 읽은 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나머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여섯 권은 현재 읽고 있는 Jill
Lepore 의 역사서 "These Truths" (2018)와 Christof Koch 의
(consciousness 에 관한 비소설) "The Feeling of Life Itself"
(2019)를 다 읽고나서 제대로 읽어볼 생각이지만 물론 꼭 그렇게
될지는 모른다. 몇 년 전 어디서 서평을 읽고 마음에 두었던 책인,
시인 Stephen Mitchell 이 번역한 2000BCE 이전 메소포타미아의
영웅 서사시 "Gilgamesh"를 먼저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그동안 망서렸던, Julian Jaynes 의 '황당한' "The Origin of
Consciousness in the Breakdown of the Bicameral Mind"
(1976)는, 제2장까지만 다시 읽고, 이번에 책을 버리기로 했다.
하바드 심리학 교수였던 저자의, 사람에게 4천 년 전까지는 의식
(consciousness)이 없었다는 주장을 한 번 들어보려고 450쪽
책을, 이젠 나도 포함해, 아무도 안 읽어볼 거란 생각에서다.
요새 어떤 책들을 만나는지에 대한 애기였다.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면, 오늘 아침에 함께 테니스 친 John, Justine, Jack,
그리고 엊저녁 유타 공원 코트에서 어울렸던 한인들과의 만남은
유쾌했다. 책은, 쉽게 좋은 책들만을 즐길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책 읽는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읽은 책: "The Hidden Spring" ... (0) 2021.09.03 이런저런 독서: Jill Lepore 의 "These Truths" 등 (0) 2021.08.05 Vivian Gornick 에세이집 "Taking a Long Look" 에서 (0) 2021.06.06 I. J. Singer 소설 "The Brothers Ashkenazi"에서 (0) 2021.05.28 Brian Greene, "Until the End of Time" (0)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