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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으로 있던 춘천의 세 등산동호회 중 하나를 탈퇴했는데, 오늘은
춘천푸른산악회(카페)를 탈퇴하기로 한다.
카페의 <푸른쉼터>나 <산행사진> 게시판에서 주고 받은 포스팅을
일부 다시 읽어보니 그 시절이 그립다. 다시 못 들어가볼 터라, 한두
포스팅이나 댓글이라도 옮겨놓고 싶어진다.
독야청청님의 시:
무심한 그대여 / 독야청청
산은 연초록 잎사귀를 땅으로 내려보내는데
먼 길가에선 새싹들이 산을 향해 손짓한다
봄바람에 하롱하롱 흩날리는 꽃잎은
가는 봄날을 보내고 싶지 않은
서글픈 내마음에 와 아쉬움으로 남는다.
봄은 저리도 깊어만 가는데
무심한 그대는 저만치 있고
흩날리던 꽃잎은 땅에 내려앉아
아지랑이 되어 꼬물꼬물 춤을 춘다.
봄날이 또 한해의 봄날이 가는데
지워야 할 그대 얼굴 떠오르는데
산골짜기엔 붉은 산벚나무가
새로 돋는 잎새들 속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다.
아무리 말을 건네보아도
아무리 손짓으로 그대 불러봐도
그대는 아무 말이 없네.
산벚나무 저리도 짙어가는데...
산벚나무의 푸르름이 다하여 빈 삭정이가 되고
애타는 내마음도 세월에 지쳐 빈마음이 되면
그때나 돌아보려나
무심한 그대여
내 댓글:
무심한 그대이기에
저만치 바위 아래
꽃잎 하늘하늘 진달래
무심한 그대이기에
마음 놓고 편안히
그대를 보네
산처럼
무심한 그대가
산처럼
좋다네
독야청청님의 시:
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오겠다구요? / 독야청청
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오겠다구요?
얼만큼요?
한발자국만큼요?
에이~ 그냥 그자리에 계세요.
내가 부르면
손 흔들어 반갑게 대답할 수 있는 거리만큼요.
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오겠다구요?
얼만큼요?
조오기 노랑나비 나풀대는 거리만큼요?
에이~ 그냥 그자리에 계세요.
멀리서 바라보며
그리움으로 봄날을 보내다
마지막 봄날이 갈때
그리움으로 목이 꽉 차오를때
그때
한 발자국만 다가오세요.
> 노루
독야청청님 글을 다 좋아하지만, 이 글은 특히 친숙하고 재미있게
읽혀서 아주 좋더군요. 벌써 '푸른'에 독야청청님 글을 이야기하는
팬들이 많지요. "마지막 봄날이 갈 때 / 그리움으로 목이 꽉 차오를
때" / 차디찬 생맥주 쭈욱 들이켜도 목마름 더할 때 / "그때 한
발자국만" / 다가가도 될까요?
> 독야청청
ㅎㅎ 노루님을 떠올릴 땐 산, 맥주가 젤루 먼저 생각나요.
노루님 독려에 용기 내서 '푸른'에 글 올리는 거 아시죠?
내 포스팅 (비 맞으며 오르기 시작한 노인봉 등산 후):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여인은 아름답고 빗줄기는 시원하다
좋아하는 사람 많다는 게 고맙고 행복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에 간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산엘
종아리에 튀는 흙탕물을 아랑곳하랴
빗줄기는 시원하고 여인은 아름답다
비가 내린다> 얼음공주
백두대간 12구간길에 산속에서도 빗줄기 느낄 수 있을만큼 많은
비가 내렸는데 그 빗소리가 얼마나 경쾌하게 들렸는지 대간길
내내 즐거웠답니다. 태풍때문에 걱정한것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죠. 비많이 내리는 날 감자전 부쳐놓고 초대하겠습니다......
푸른산악회 따라간 마지막 산행이 된 마니산 등산 (12/3/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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