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안 먹으려는 아이에게
하루 세 끼 먹게 하는 일이 만만치 않음도
이젠 잘 안다.
저녁식사만 밥인데
밥을 안 먹으려 들어서 좋아하는 김을 내놓는다.
김은 좋아해서 반 장 짜리 김을 몇 겹으로
입에 넣는다. 밥과 같이 먹으라는 소리는
못 듣는지, 맛있어, 맛있어, 하며 김만 연거푸
몇 겹으로 입에 넣는다.
머리 싸움인 걸 알면서도
그래서 방법이 안 생각난 건 아니면서도
어찌 조금씩 복잡해지는 걸 미루고파 하다
결국 간단한 김밥을 만들었다.
맛있어, 맛있어, 하며 잘 먹는다.
이젠 잼을 안 바른 빵은
Simple Neo Tuscon 빵이든
Prussian Rye 빵이든
Stone ground Whole Wheat 빵이든
한 입 넣고서는, 맛없어, 맛없어, 하며 더는 안 먹으려 든다.
Black berry 잼이라도 실은 black berry 설탕 잼이라
덜 먹게하려고 잼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면 빵 두 쪽을
갈라내서 잼이 거의 안 묻은 한 쪽은 남겨 논다.
그건 내거 먹어치운다.
하루에 먹어야 하는 양이 많을 필요가 없고
음식 피라미드에 어느 정도 맞추는 것도
끼 단위가 아니라 하루 단위면 된다는 생각이니
하루 세 끼 중 두 끼만 성공적이면 된다.
체중과 운동량만 생각하면 두 끼가 더 맞을 거다.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들이다.
지난 10년간, 산에서 누가 하도 권해서, 한 번쯤 먹어본
김밥을 생각해 낸 게 유쾌하다.
Birger Sandzen: "Sunset (Estes Park, Colorado)," 1921.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첫눈이 내리네! (0) 2011.10.08 여기도 이제 단풍이! (0) 2011.10.07 나무에 가린 집 (0) 2011.08.14 Aspen 나들이 (0) 2011.08.09 2011 U.S. Women's Open (0) 201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