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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첫눈이 내리네!
    이런저런 2011. 10. 8. 23:08

     

    내겐 늘 가까이에 두고 있는 책이 하나 있다.

    사전에서 단어 찾는 것보다 더 쉽게, 단번에,

    읽고자 하는 페이지를 열 수가 있다.

    어떤 부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읽고 또 읽어서

    밑줄 그은 것보다 더 표시가 난다. 그런 곳이

    몇 군데 된다.

    읽고 싶지 않아서 책을 들고 표지만 보다가

    내려놓게 되는 그런 부분이 있다.

    아니, 클릭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이 책은

    본디부터 하이퍼텍스트(hypertext)다.

    실은, 내 머리 속에 써두고 있는 내 자서전이다.

    어제 밤엔 이 책을 생각하다 잠들었다.

    이른 아침 커튼을 여니 창문 아래 지붕이 하얗다.

     

    아, 첫눈이 내리네!

     

    (10/8/11,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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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nbee 2011.10.09 17:56 

    어머나~ 첫눈이 내렸나요? 벌써?
    눈이 살포시 내린 나무는 또다른 그리움의 모습입니다.
    어머나~ 벌써 눈이 내리다니....

    교수님께서는 정독을 하시네요.
    저는 다독도 아니고, 잡독도 아니고...ㅋㅋ 설렁설렁독인가 봐요. ㅎㅎ
    예전부터 지금까지 소설들은 잘 안읽게 되고, 인문서적이나 에세이 기행문을 좋아했습니다.
    이젠 뒷페이지 다 읽기도 전에 앞페이지 내용을 잊을 정도이니 책읽기는 마냥 건성건성으로 되어지고 있어서
    서글프답니다.

    하늘엔 살이 더욱 더 통통 오른 달이 떴어요.
    다시 저녁입니다. 스산한 가을날에 저녁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눈이 오는 기온이니, 감기 조심하시고, 따스한 나날 보내세요.

    • 노루 2011.10.10 00:17

      어제 비 대신 눈이 오긴 했지만 저녁엔 다시 해가 나고 오늘 오후엔
      구름이 좀 있을 거라지만 제대로 가을 기분 나는 날씨에 테네스 치게
      되겠네요.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서요.

      그런데 책 이야기는, 사실은 좀 분명히 써야 되는 건데, 적당히 빨리
      끝내버리느라 알 수 없는 소리를 한 게 됐네요. 머리 속에 써두고 있는,
      자서전 ... 어쩐지 그렇게라도 해야 무슨 이야기 하기가 좀 쉬울 것
      같았는지 ... 시작해 놓고는 그냥 얼버무려 끝내고 말았네요 (한 줄
      덧붙여 고쳤습니다). 안나님의 '할머니 ...' 글 읽고 자꾸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잠이 깨서 내다본 창 밖에 눈이 내리고 있더군요.
      부드럽게 해주면서 새롭게 해주는, 눈이 내리고 있더군요.

      한국은 미국에 비해서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좋은 책에 대해서도 그런 것 같아요. 미국이 좋은 책들을 골라 읽을
      기회가 훨씬 더 넓은 게 아마 사실일 텐데, 일부에게는 그렇고 일부에게는
      전혀 상관 없고 그런 것 같아요. 문화적으로도 개인 취향에 더 자유로운
      때문이겠지요.

      Walden 이나 니체의 책들 번역판을 읽으면서 그런 류의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한국엔 아주 많을 거예요. 그리고는 Walden 같은
      책은 또 원서로 읽으면서 재미가 더한 걸 알게 되고 , 그래서 또 계속
      그런 책들을 찾아 읽게 되고 ....

      어렸을 때 왈덴을 읽고나서 친구에게 말하고, 친구도 읽은 다음에, 사람의
      마음이 복숭아 껍질 같아서 서로에게 맘 상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심해야
      한다, 그 비슷이 써 있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던 기억이 있지요.

      자기 전공 분야의 책 읽기 바쁜 인문학자보다 오히려 폭 넓게 인문학적
      책을 읽는 독자들이 우리 나라(아직도 '우리나라'보다 좋아서)에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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