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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반 시간쯤 폭우와 그게 바뀐 우박이 쏟아지고 멈춘 후 뒤뜰을 내다보니, 요샌 낮엔 안 보이던
여우 두 마리가 저쪽에서 놀고 있었다. 한 마리만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오후 늦게는 잠깐씩 해가
나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흩어져 있는 떨어진 사과들 때문에, 사과나무 밑 근처는 환하게 울긋불긋했다.
"여우와 신 포도' 우화가 생각났다.
여우가 정말 포도를 따먹고 싶었다고?
-- 떨어져 있는 저 사과에는 전혀 무심해 보이는데 말이다. 여우가 육식 동물이 아닌 잡식 동물인 거 맞나?
그랬는데도 높이 매달린 포도 송이에 닿을 수 없었다고? -- 여우가 우리 집 뒤뜰 울타리는 그렇게 가볍게 훌쩍 넘던데.
물론, 설사 둘 다 아니라 해도, '여우와 신 포도'가 멋진 우화인 거와는 상관이 없다.
실은, 그런 점에서 더 멋진 것 같다. 우화다운 매력이 조금 더하달까.
그런데 세상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이야기를 만든 우화는 '무효'라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사람은 정말 없을까?
(그냥 사진만 올릴 걸, 별 생각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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