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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mily Dickinson 의 시 "By Homely Gift"
    2018. 7. 6. 02:08

     

    By homely gift and hindered Words
    The human heart is told
    Of Nothing -
    ‘Nothing’ is the force
    That renovates the World -

    평범한 재능과 막힌 말들이
    우리 마음에게 설명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지 --
    그 '아무것도 없음'이
    세상을 새롭게 바꾸는 힘 --

    'homely gift' 를 '수수한 선물'로 번역하고픈 미련이
    남는다. 그냥 '선물'로도, 'gift'처럼, '재능'이나 '은총'의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데다, 사실, 시어의 모호성도
    읽는 재미의 한 요소인데, 그걸 살리면서의 번역이 더
    낫다는 생각에서다. 'Nothing'은 그냥 둬도 좋을 것 같다.

    평범한 재능과 막힌 말들이
    우리 마음에게 설명해주는 건
    Nothing --
    'Nothing'이
    세상을 새롭게 바꾸는 힘 --

    또 달리는, 영시의 경우 대체로 영어로 읽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시로 읽는 게 문제라는 관점에서, 번역을 시의
    '특정한' 한 해석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다들 원문을 읽는 시대에도 번역은 나름의 의미를 갖게
    된다.

    아래는 강은교 시인의 번역이다.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인간의 가슴은 듣고 있지
    허무에 대해 --
    세계를 새롭게 하는
    힘인 허무 --

    에밀리디킨슨, 강은교 옮김,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1976)에서
    가져왔다. Ted Hughes, A Choice of Emily Dickinson's
    erse (1968)에서 선별한 42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가 원문이고 오른쪽이 그 번역이다. 강은교 시인이,
    그것도 젊었을 때 (서른 안팎에), 번역했다는 것에 끌려서,
    지난번  서울에 갔을 때 명륜동의 아라딘서점에서 산 책이다.
    어쩌다 가끔 영시를 대강 번역해 놓고는, 어떤 누구라면 쉽게
    멋진 번역을 할 텐데, 그걸 볼 수 있으면 재미도 있고 얻는 것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에서 이따금 시 한편을
    골라서는 먼저 원문만 보고 번역해보고 나서 나중에 강은교
    시인의 번역과 함께 읽어볼 수 있겠단 생각이 그러나
    결정적이었다.

    He said nothing, 그는 아무 말도 안 했다, 의 'nothing'
    뜻하는 우리말 단어를 찾다가 단념했다. 다 번역해서 써놓고
    강은교 시인의 번역을 보고는 조금 놀랐다. '허무'보다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뉴앙스의 'nothing'으로 나는 시를
    읽은 때문이다.

    며칠 전에 읽은 구절이어서만은 아닐 텐데, T. S. Eliot 의 말이
    생각났다.


    "Poetry is not a turning loose of emotion, but an escape
    from emotion; it is not the expression of personality, but
    an escape from personality. But, of course, only those
    who have personality and emotions know what it means
    to want to escape from these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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