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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날의 맥주집에서짧은 글 2007. 4. 19. 22:31
<가마솥 치킨전문점> 개업 날
혼자 핫윙 안주로 500cc 마시다
일어나 화장실 가려는데
두세 살쯤 된 어린이 둘
내 테이블로 제 테이블인 양 가더니
핫윙 하나씩 집어 든다.
핫윙 한 손에 든 채
후렌치후라이 한 개비씩 집어 먹는다.
쳐다보고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
테이블로 돌아가 맥주잔을 드는데
아까 그 여자 애 가볍게 다가오더니
나는 본 체도 안 하고
핫윙 또 하나 집어 들고
사뿐한 걸음을 옮긴다.
홀 건너편 젊은 남녀가 보고 웃는다.
아, 자연스런 게 이런 거구나.
처음 보는, 고운 사람 곁으로 다가가 말 거는 것도
미소 지으며 오랜 사이처럼 대답해주어 한없이 기쁜 것도
실은, 자연스런 거지.
기다려도 그 꼬마들은
또 오지 않는다.
500cc 또 한잔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