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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imic 의 시 "바람 부는 날"시 2021. 9. 18. 08:45
바람 부는 날 / 찰스 시믹
두 장의 팬티,
하나는 흰색 하나는 분홍빛,
빨랫줄에 매달려서
위아래로 펄럭였다,
그들이 사랑에 쏙 빠졌다고
온 누리에 알리면서.
이번 (Sept 20, 2021) 호 <뉴요커> 잡지에 실린 Charles Simic 의
시 "Windy Day" 를 번역했다.
<뉴요커>는, 다른 읽을 거리가 많아서 지난달 (큰딸이) 구독
정지했는데도 계속 온다. 사실, 미국에서 잡지 한 권만 구독한다면
그만 한 잡지도 없다는 생각이다. 매달 한 편의 단편 소설과
한두 편의 시가 실리고 관심을 끄는 일반 기사도 자주 실린다.
Brooks Jarvis, "Living longer or choosing not to" (May 17, 2021)도
흥미롭다.
Charles Simic 의 시와 함께 폴란드 작가 Olga Tokarczuk 의 단편
"Yente"을 이번 호에서 읽을 수 있어서 더 반가웠다. 그녀의 소설
"Flights" 을 읽은 후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던 터였다. "Charles
Simic" 을 이 블로그에서 검색해보니 그의 시는 이미 세 편이나
번역해서 올렸었다.
<덧붙임>
교아님이 블로그 포스트 "꽃밭에서" 에 쓰신 아래 글을 읽으면서
여기서도 찰스 시믹의 저 시와 함께 읽히면 좋겠다는, 대조가
되는 좋은 시란 생각이 들었다.
여름이 한창일 때
놀러와 뛰어논
손녀의 웃음소리도
꽃밭 여기저기에
자글자글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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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2021.09.18 10:00
찰스 시믹의 바람 부는 날
빨래줄에 널려 펄럭이는 팬티에서도
이러한 시가 탄생이 된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시는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주변 그 모든것이 시상(詩想)이 되는것이로구나
하고 느끼게 되네요 -
돌담2021.09.19 06:42
한글은 형용사와 부사가 풍부하여
시인이 아니더라도 글을 아름답고 감동있게 표현하는 분들이 많지요.
노루 님이 보셨을 때에 영어는 어떠한가요?
표현하고 싶은 모든 내용을 글로 옮길 수 있나요?
Charles Simic 과 교아 님의 글을 보고 한 번 여쭈어 봅니다. ^^-
노루2021.09.20 10:33글쎄요. 그냥 제 독서 경험으로 보면, 신문 기사나 비소설은
표현력이나 읽는 재미, 의미의 명료함에서는 우리네
책/신문보다 여기 영어 쪽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설이야
그런대로 그런 면에선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어휘의 풍부함을 느끼게 되는 적이
저는 우리말보다는 영어 쪽에서 많았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기쁜/즐거운'에 해당하는, 자주 쓰이는 영어 단어들도 참
다양한 것 같고요.) 우리말은, 저도 되도록이면 쓰고 싶어하는,
순수 우리 단어는 한문어에 밀려 살아남은 게 많지 않은데,
이제는 한문어가 잘 안 쓰이니 그런 면에서는 상용 어휘가
줄어드는 거겠지요. 물론, 다른 외래어 사용은 늘고 있지만요.
(처음 '토론배틀'이란 말을 신문에서 읽고서 의아해 하다가,
'debate'의 이준석판 번역인가 보다, 했던 게 떠오르네요. ㅎ)
PS: 그냥 제 생각을 쓴 것뿐입니다. 저는 잘 모르는 면을
보거나. 어쨌든, 달리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 같아요. -
돌담2021.09.20 16:57
감사합니다. 노루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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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아줌마2021.09.19 21:50
Charles Simic 의 시를
명료하게 한국어로 번역하셨네요.
짧은 시가 산뜻하고 상쾌하기도 합니다.^^
시로 봐 주시니... 하아 하^^
점점 생각의 흐름도 간단해지고
문장도 짧아지고요.
나중엔
아! 하늘 좀 봐!
그렇게 다 들 시인들이 되어갈까요?!^------------^노루2021.09.20 11:18시로 쓰신 글이 아니란 생각에
더 멋진 시로 읽히더라고요.
생생한 연상과 그에 따르는 어떤 즐거움을
주는, 그리고 간결해서 더 좋은, 저는 그런
시는 그것만으로도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요.
시믹의 최근의 시들은 다 <뉴요커?에서 읽었는데,
그것들에서는 시믹이 시(라는 글)의 경계 확장에
대한 한 시도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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