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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꽃도 우리 먼 친척이다.
수억 년 됐다는 다윈의 생명나무
잔 가지 한 끝에 여린 잎처럼 달려 있는 게 우리라면
근처 잔 가지 한 끝에 꽃처럼 달려 있는 게 꽃이란다.
먼 사촌 같은 꽃이 답답하게 꽃병에 꽂혀 있다가삼 일 만에시들고 말라서 버려지는 건
보는 것도 치우는 것도 안쓰럽고 귀찮다.
꽃의 암시가 좋은 것만 아니어서
방 벽에 꽃 그림 거는 법은 없를 줄 알았는데,
무슨 연고였는지 생각도 안 나지만, 마지막 몇 년 간의
내 춘천 연구실엔 꽃 그림이 걸려 있었다.
오늘 그 꽃 그림, 피카소의 Hands With Flowers 가 생각나고
여기 걸어 놓고 가끔 보고 싶어졌다.
소설이 전기(biography)와 다르고 못하지 않듯이
꽃 그림은 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기쁨을 준다.
그림은 실물 대신이 아니다.
여느 날에도 늘 꽃을 볼 수 있었던
그 꽃 그림을 여기 건다.
그런데 저거, 두 사람의 두 손?
(아빠의 날에 꽃을 보내려거든 대신 초코렛을 보내거라.
멋진 산 봉우리, 사진이 아닌, 그림도 보고 싶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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