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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기 사월은 라일락의 계절이다.
도처에 라일락꽃이다. 다른 꽃은 눈에 안 보이는 것 같다.
사월 초부터 그랬는데 오월 초까지도 그럴 것 같다. 그러니 '계절'이 맞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위에 라일락이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거기다, 하얀 라일락꽃도 있다는 건 잊고 있었던 같다.
뒤뜰 울타리 한 쪽에 연보라빛 라일락꽃, 그 옆에는 흰 라일락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고 반대 쪽으로 울타리 따라 좀 떨어져서는
붉은빛 도는 보랏빛 라일락꽃이 피어 있다.
보랏빛이거나 흰빛이거나, 가까이서 들여다 본 라일락꽃은
보석보다 더 보석 같다. 특히 연보라빛 꽃이 그렇다.
그래서 보랏빛 라일락꽃을 '싫지 않은 유일한 보석'이라고
쓴 적이 있다.
초록색 잎새와 어우러진 보랏빛 라일락꽃은, 여인으로 말하면,
잎이 돋기 전에 피는 다른 봄꽃과는 달리, 성숙한 여인을
연상하게 한다, 한국의 라일락에선 섬세하고 우아한 여인을
떠올렸었는데 (그러고 몇 줄 쓴 8년 전 낙서 생각을 하며)
지금 창 밖을 보니 저기 저 보랏빛 라일락은, 신선한
매력이 오히려 수수한 느낌을 주는 그런 여인의 이미지다.
* * * * *
뒤뜰 잔디밭의 민들레를 잡초로 여기지 않고 야생화로 보기로 하기를
잘한 것 같다. 그저께 낮에는 엄지손가락 만한 붉은 밤색의 작은
새들이, 열댓 마리도 넘게, 잔디밭 한 쪽에서 종종대고 있는 게
창 밖에 보였다. 민들레꽃에서 꽃씨를 빼먹고 있는 것 같았다.
-- 뒤뜰의 라일락 --
-- 교정의 리일락 (춘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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