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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안 가는 주말 저녁은
연구실에서 먹는 적이 많았다.
세 개의 큰 창이 대룡산을 건너다보는 넓은 방에서
혼자 '왕의 식사'를 즐기곤 했다.
빵과 치즈와 캔 맥주에
과일 후식으론 포도를 특히 좋아했었다.
어렸을 적이나 미국에서처럼 맛있지가 않은 복숭아는 늘 실망스러웠다.
가끔은
영양학적으로도 최고급으로 호사스런
촌두부로, 스위스 그루이에 치즈를 대체하곤 했다.
(한결같음과 변화의 즐거움은 가끔 만나서 더욱 좋은 친구 아닌가.)
가로에 수직으로 네 토막낸 두부 한 모를
전자레인지에서 막 익혀낸, 따끈따끈한 '내 촌두부'가
왕의 식탁 으뜸요리로 빛을 내는 건
그 샛하얀 살결이, 비로소
동백꽃 붉은 꽃잎에 덮이고서다.
화룡점정
이럴 때 내가 불러주는, 루이지아나 핫소스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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