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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사진과 그림이런저런 2012. 12. 19. 08:17
요 전전 포스팅의 #9 에 적어 놓은, Berry 가 그의 책에서 의사(소아과) 시인
William Carlos Williams 를 인용한, 구절들은 상상(imagination)과
실재(reality), 그리고 예술(특히 시와 회화)에 관해서였다.
"[세잔느와 그리스의 작품은] 자연 베끼기(표절)에서 벗어나
창작이 된다."
"[그리스의 '열려있는 창' 그림에 대해서] ... 눈속임(an illusion)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는다."
"실재는 상상에 달렸다 ..."
"내가 늘 예술을 과학 앞에 놓고 높이 평가하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먼저 생각나는 게,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사진의 차이다. 특히, 멀리
눈부시게 빛나는 백설의 장엄한 로키산 봉우리가 보통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는, 우선, 눈으로 볼 때보다 아주 작게 보인다.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은 우리 뇌의 상상(imagination)이 보태진, 상상에 의해서
확대(zoom in)된 봉우리다. 사진은, 말하자면, '과학적' 진실의
근사(近似)이다.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실재, 더 진실일까.
그림이 사진보다 아름다운 것은 왤까, 라고 쓴 적이 있다. 예술은 자연을
표절(plagiarism)해서 자연인 듯 보이게 하는 눈속임(illusion)이 아니라
상상(imagination)에 의한 창작(invention)이라는 윌리암즈의 말이, 한
대답에 암시를 준다. 그림이 더 시적이다.
전통 중국 시와 회화에선 "시는 그림이고 그림은 시다." 서양화에선, 잘은
모르지만, '자연 베끼기'가 아닌 시적인 그림을 그린 획기적인 화가 한둘에
고흐가 들 거다.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가장 많을 듯
한 게 이해가 된다.
(*) "In a way all my work is founded on Japanese art." --- 고흐.
역시 사진보다는 그림이구나, 했던 그림으로는, 5년 전 여름 St. Mary's
Glacier 가는 길에, 집 근처 Art Center에 들러서 본 유화 Longs Peak 를
기억한다. 산 사진만 자주 보다 보는 그림이어서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날 찍은 St. Mary's Glacier 사진과 함께 다시 한번 본다.
* 그림(사진) 한 장 더 추가. 12/22/12
위: Longs Peak.
아래: St. Mary's Glacier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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