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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Jin 의 재밌는 단편집 'The Bridegroom'책 읽는 즐거움 2013. 9. 29. 03:31
중국계 미국인 시인/소설가 Ha Jin 의 소설 Waiting (1999)과 War Trash (2004)에 이어 그의 단편집
'The Bridegroom' (2000)을 읽었다. 'Waiting'은 National Book Award 수상작이고 'War Trash'는
Pulitzer Prize 최종후보작이다.
Ha Jin 은 참 놀라운 작가다. 문화혁명 시절 중국 문학을 독학한 것은 그저 그렇다 해도, 미국에 온 게
1985년 29살 때였는데 영어로 소설을 써서 미국의 노벨 문학상에 해당하는 최고 영예 상 (소설 부문)
하나의 수상자이고 또 다른 하나의 최종후보였으니!
내가 읽은 그의 작품들은, 한국전쟁의 중국인 포로 얘기인 'War Trash' 말고는 다, 중국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점은 인도계 재미 작가 Jhumpa Lahiri 나 재미 한인 작가 이창래와 대조가
된다. 중국 소설가 Mo Yan 의 작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영역판 단편집 한 권을 읽었는데,
작품의 인상에서는 Ha Jin 과 다소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중국인 작가들은 수식어를 많이 안 쓰는
편이 아닌가, 하는 잠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The Bridegroom'에 실린 단편들은 시기적으로 주로 70, 80년대 중국의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한마디로, 다 아주 재밌다. 책 뒷 표지의 'The Boston Globe' 의 표현 대로, "놀라게 하고, 휘저어 놓고,
기쁘게 하는 요소들이 콕콕 찌르는" 이야기들이다.
유모스러우면서도 절제된 문체가 보탬이 되었겠지만, 사람 사는 데는 어디나 다 살 만하고 삶의 애환이
별다를 바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한국인이, 다는 아니었겠지만, 느낀 독재 정권에 대한 반감에
따르는 심적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심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단편 'After Cowboy Chicken Came to Town'에서 우스웠던 한 구절 인용하면: (미국 유학가서
비즈니스 학위를 따고, 튼튼한, 다른 사람이 돼서 돌아온 Peter Jiao 에 대해서)
"He once joked with us, saying he had over fifty pounds of American flesh."
늘 그러듯, 독후감이 아니라 그냥, 책 읽은 메모로 그리고, 특히 우리 소설이나 책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이 중에,
이런 책을 혹시 읽고 싶어 할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도 여기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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