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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BOOK STACK 책 세일
    책 읽는 즐거움 2013. 10. 31. 00:32

     

    명작 소설, 고전, 주요 현역 작가들의 소설/비소설이 다 권당 1불이나 50센트인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쨌든 달랑 서너 권만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고민하지 않고 쉽게 그렇게

    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가볍고 유쾌하다. 그렇다, 좋은 것이라고 많을수록 다 좋은 건 아니다.

     

    올해 The BOOK STACK* 책 세일'에서 지난 주 금요일에 산  세 권의 책은:

     

       Barbara W. Tuchman, The Guns of August (1962),

       Winston S. Churchill, The Second World War: Trium and Tragedy (1953),

       Ron Pernick and Clint Wilder, The Clean Tech Revolution (2007).

     

    (Churchill 의 책은 1불, 나머지 두 권은 각각 50센트. 그 두 권은 책값 표시가 안 되어 있었는데,

    평소 늘 반가워하고 친절히 대해주는 그 할머니가 계산대의 아주머니에게 얼른 50센트라고.)

     

    'The Guns of August' 는 처음부터 혹시나 하고 기대하고 간 책이었다. 일차 세계대전의 준비와

    그 첫 한달을 다룬 이 역사책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Barbara Tuchman 여사는 주부로서, 대학원에도

    가지 않고, 독학으로 저명한 역사가/저술가가 된 놀라운 인물이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대학원에

    갔더라면 책을 쓸 시간과 열정을 빼앗겼을 거라고 했던 것 같다,

     

    어제 밤 늦게 'The Guns of August'를 읽기 시작했는데 금방, 한번 잡으면 내려놓기 어려운 책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제1장 장례식에서는 영국 에드워드 7세의 장례식 대열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아주

    재미있는 소설의 중간을 읽고 있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당분간 주로 이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이런 문장도 있다. "니콜라스 2세는 언젠가 두 가지 단골(favorite) 편견을 '영국 사람은 유태인이다'

    라는 간단한 말로 합친 적이 있었다." 여행을 자주 하는 걸로 알려진 독일의 카이저 빌헬름 2세가 그렇게

    원하는 파리 방문 초청을 못 받고 결국, 82세까지 살면서 파리를 못 보고 죽었다는 얘기며, 당시 독일의

    외교를 뒤에서 지휘한 Holstein 에 대해서는, "Holstein was a Machiavelli without a policy who

    operated on only one principle; suspect everyone."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H. G. Wells 가 (그의

    'The Outline Of History'에서) 빌헬름 2세에 대해 쓴 부분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독일이 중립의 독립국가인 벨지움을 침공, 거기를 거쳐 프랑스 후방을 속공해서 항복 받으려는 계획에

    대해선 이런 구절도 있다. "성격이 운명이다, 고 그리스인들은 믿었다. 백년의 독일 철학이 [..] 이런

    결정을 하는 데에 들어가 있다. [...] 우주의 역사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신에 의해 선택된

    독일 국민을 본 피이테의, 그들이 세계를 필수적인 정신 문화의 영광된 운명으로 인도하는 것을 본

    헤겔의, 그들에게 초인은 보통의 관리나 지배 위에 있다고 말해준 니체의, 국력 증강을 국가의 지고한

    도덕적 의무로 정한 Treitschke 의, 그리고 그들의 현세의 지배자를 'All-Highest'라고 부른 독일

    국민의" ['손'(영향)이 그 결정 뒤에 있었다.]

     

    처칠의 책은, Andre Maurois 의 'Olympia, The Life of Victor Hugo' (1954) 생각이 나서 찾아

    보다가 (그 책은 못 찾고) 발견했다.

     

    세일에서 맨 처음 'Clean Tech' 책이 눈에 띄자 순간 생각난 건, 전날 읽은, 바다에 풍차를 띄워서

    현재 일본 전체 에너지 수요의 몇 배 에너지를 얻어 보려는 일본의 야심찬 프로젝트 기사였다.

     

    사실 독후감은 쓸 엄두가 안 나서 못 쓰지만, 이제 막 사들고 들어온 책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데는 인색할 수가 없나 보다. 책/산/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 뵈는 책/산/사람을 처음 만난

    그 기분 때문이다.

     

     

    * The BOOK STACK: 덴버대 도서관을 돕기 위한 단체인 University Library Association 에서

    운영하는 New, Collectible, and Used Books Store. 덴버대 캠퍼스에 있다.

     

     

     

     

     

     

     

     

     

     

     

    위 사진에서 가운데 보이는, Richard Dawkins 의 'The God Delusion'(2006)과 Jean Cocteau 의

    'The Difficulty of Being'을 포함한, 다섯 권이 지난 주에 산 책이다.

     

    장 콕토의 책은 1947년 나온 불어판의 1966년 영역판에 소개글을 덧붙여 올해 나온 건데, 집에 와서

    읽어 보는 그 소개글에 콕토는 '가짜' '사기꾼' 예술가라는 따위의 말을 듣기도 했다고 써있다. 물론

    모를 얘기지만 하여튼, 내일 당장 이거 동네 도서관에 기증하고 잊어야지,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소개글은 건너 뛰고 본문을 읽어 보니 읽을 만했다. 얇은 책이라 일단 다 읽어 보게 될 것 같다.

    서문과 후기 외에 '대화에 관하여'에서 시작해서 '책임에 관하여'로 끝나는 서른여섯 편의 에세이로

    되어 있다.

     

    '프랑스에 관하여'에는 이런 구절들이 있다. "프랑스는 스스로를 얕보는(나쁘게 말하는) 나라다."

    "프랑스는 모든 시기에, 바로 코 아래에 모든 풍부를 두고 거기선 아무것도 못 보고 다른 데서 그걸

    찾는 그런 특색을 갖고 있다." '대화에 관하여'의 마지막 두 문장은, "그들은 입을 다만 먹는 데에

    쓴다. 많은 사람들이, 부(wealth 富)를 주는, 일 생각이 나서 자리를 뜬다."

     

    도킨스의 'The God Delusion'은 한번 읽어 볼 생각이었는데 마침 동네 도서관에서 살 수가 있었다.

    신이 존재한다는 논거, 거의 확실히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거, 신이 없는 도덕의 가능성, 종교의

    나쁜 점, 어린 시절과 부모의 종교, 종교 없는 세상에서의 고양된 삶이 책 내용이라고 서문에 쓰여

    있다.

     

    'By the Book' (<즐겨찾기>에 연결되어 있다) 칼럼 인터뷰에서 도킨스가 "(제인 오스틴의) 'Pride

    and Prejudice'에는 관심이 없다. 누가 누구와 결혼할지, 그들이 얼마나 부자인지, 그런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없다" 고 한 걸 읽으면서 재밌어 했던 생각이 난다. 나도 비슷한 이유로, 집에 있는

    그리고 적어도 한 딸이 좋아했던 것 같은, 그 책을  몇 페이지 읽다 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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