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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국 독립기념일.
아침을 먹고 났는데도 조금 시간 여유가 있다.
블로그에 짧은 글 "옆집의 개"(요 아래)를 올려놓고
Washington Park 코트로 향한다.
올해엔 여기서 토나먼트가 없는데도 코트 7면이 모두 찼다.
코트 밖 테이블에 자리 잡고 있던 N이 반갑게 맞는다. 건너편
테이블의, 나도 아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복식 게임조가 됐으니
조금 기다렸다 #5 코트로 들어가잔다.
5번 코트에서 단식을 하고 있던 젊은 두 여성이 'court change'를
하나 보다 하는데 라켓을 백에 집어넣는다. 그녀들이 채 입구로
향하기도 전에 우리가 들어가는 게 미안하다는 표시로 "다 끝났지요?"
물으니, '다서 번째 세트가 남았는데요, 농담이예요," 한 여성이의
웃으며 답한다. 한두 마디 주고 받은면서 서로들 기분이 더 밝고
유쾌해진다. 그럴 줄들을 알고 그러기를 즐기는 것 같다.
나와 John 이 한 팀으로 첫 세트는 6 : 2. 몸이 아직 안 풀린 탓이라는
상대 팀의 요구에 따라 다시 같은 팀으로, 이번에는 6 : 1.
재미있었으므로 한 세트 더. 이번에는 나와 N이 한 팀, 6 : 6
'타이브레이크'에서 10 : 8 로 우리가 이기는 거로 끝났다.
실은 승패보다는, 그저께보다도 또 지난 주보다도 내가 더 잘 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점심 시간이 지났지만, 오랜만에, 독립 기념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러 공원 한 가운데를 좀 걸으며 사진 몇 장도 찍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아이스박스 옆에서 캔맥주 마시는 사람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면서 내 머릿속도 차디찬 생맥주 생각만으로 차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여기 가볼까 저기 가뽈까 하다가 결국은
스타벅스에 들러서 크랜베리 스콘 곁들여 커피 한 잔 마시며, 아침에
들고 나간, "A Book of Luminous Things"에서 시 두세 편 읽어 보다가,
너무 오래 나와 있었다는 조바심이 들어서 일어나 곧장 집으로 왔다.
아직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지 않고 나만 빵과 치즈, 빵과 계란 푸라이,
절인 올리브 두 개, 'Coors Light' 맥주 한 캔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참 줄줄이도 썼다. 아무튼, 독립기념일 한나절은 잘
보낸 셈이다. 늦은 저녁에는 어디 가서 생맥주 한잔하며 불꽃놀이
구경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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