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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책읽기 2책 읽는 즐거움 2018. 2. 13. 18:35
읽으면서 밑줄 친 구절들이나 도서관 책을 읽고 나서 한두 줄씩
적어 놓은 것들 중에서 몇몇을 여기에 옮겨본다.
우선, 유종호 교수가 그의 책 "시란 무엇인가"와 "내 마음의 망명지"
에 Iris Murdoch (아이리스 머독) 의 시 "Under the Net" 에서
인용하고 있는 한 구절 (아마도 번역하면서 인용한 때문인지
두 책에서 조금 다르다):
"나의 행복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 너무 슬퍼서 오랫동안 나는
그것을 불행인 줄 알고 내던졌었다."
유종호 교수의 책에서 몇 더:
"음악 없는 삶은 하나의 오류"라고 했던 니체의 말을 믿는다.
-- 유종호, "내 정신의 망명처" ("내 마음의 망명지"에 실린)
(나도 유종호 교수와 같은 생각인데, 다만, '고전음악'이라고
더 분명하게 밝히고 싶다.)
"시란 무엇인가"에서:
한결 슬프고 총명한 사람이 되어
이튼날 아침 일어났다.
-- 쿨리지, "노수부의 노래" 부분.
작년의 눈은 어디 갔는가
-- 비용, "유언집 42"에서.
좋은 시란 번역 불가능한 것이고 번역을 통해서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야말로 시다.
정현종, "갈증이며 샘물인 -- J 에게" 첫 세 줄: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마종기, "둥지를 만드는 날" 첫 네 줄:
새들은 바람 부는 날을 골라
둥지 만들기를 시작한다
둥지가 바람에 부서지지 말라고
알이나 새끼가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황인숙의 시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또는 동명의 시집에서:
빛을 가득 실은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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