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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Hirshfield 의 시 '놀라고 싶었어요"시 2019. 7. 4. 14:50
The New Yorker, June 10 & 17, 2019 에 실린 Jane Hirshfield 의
시 "I Wanted To Be Surprised"를 번역해본다. 주간 잡지 '뉴욕커'에는
매번 보통 두 편의 시가 실리는데, 막 발표된 시여서 영어 원문을 접하기가
안 쉬울 것 같다. 거의, 단번에 그냥 떠오르는 대로의 번역이다.
거리를 지나며 보게 되는 참 다양한 시의 꽃들 중에, 박완서의
"일상의 기적" (세실리아님 블로그에서)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런
수수한 꽃 한 송이 보태져도 좋겠다 싶었다.
놀라고 싶었어요 / Jane Hirshfield
그런 요청을 세상이 받아주네요.
바로 지난 주엔, 둥실둥실한 고슴도치,
나만큼이나 놀라보이던.
자기 몸의 소리를 듣겠다고 초소형 마이크를
삼킴 남자, 어떻게 꺼낼지는 미처 생각도 않은.
양배추와 겨자를 넣은 대리석무늬빵 샌드위치.
커다란 거미를 투명한 프라스틱 컵으로 덮어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잡는지 거미들도 놀라던.
사랑이 시작됐거나 끝났을 때마다 매번 내가 왜 놀라는지 난 모르겠어요.
또는 왜 매번 새 화석, 지구 같은 별, 또는 전쟁에.
또는 문 손잡이를 보면 분명한데 아무도 거기 남아 있지 않다는 것에.
그렇게 놀랍지 않았어야 하는 것:
다른 이들 얼굴을 보고 알아차린, 잇달은 내 실수.
충분히 놀라지 않은 것:
뭐든 계속될 거라는 나의 일상적인 기대,
그리고선, 그렇게 많이 계속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많이 계속됐다는 것.
비도 안 내렸는데 언덕 아래로 흐르는 도랑물.
여동생의 생일.
또한, 그 끈질기고 정중한 고집.
요새조차도 please가 please 를 뜻하고,
good morning 이 여전히 'good morning 으로 이해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잠에서 깼을 때,
창밖 먼 산이 여전히 산으로 있고,
내가 머물고 있는 도시가 여전히 도시로, 그리고 기능하고 있다는 것.
그 골목길들과 시장들, 치과병원들,
Rite-Aid, 주류상점, Chevron.
연체도서에 -- 하나의 행복한 놀람 -- 벌금이 없는 그 도서관:
보르헤스, 발드윈, 쉼보르스카, 모리슨, 카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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