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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 눈밭의 난장판이런저런 2023. 2. 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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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여우가 종종 뒤뜰에서 놀다 가는 게 틀림없다.
아침에 온라인으로, 그 저질스러움이 코믹하기까지 한
한국의 정치판을 그래서 또 읽어보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창밖을 내다보니, 순간,
뒤뜰 눈밭 한 곳에서 여러 마리의 까치(까마귀?)가 후다닥
어지러이 솟아오르면서 그 자리로 여우 한 마리가 뛰어든다.
사진을 (PC 테이블 옆 창 대신) 부엌 창을 통해 찍으려고
이동하면서 보니 여우는 죽은 토끼 -- 처음엔 큰 물고기로
보였다 -- 를 입에 문 채, 여기저기 다시 내려앉아 대들
듯 접근하는 까치들을 쫓느라 천방지축이다.
새 떼를 물리치고 토끼를 확보했다고 생각했는지 여우는...
토끼는 놔두고, 당치도 않게, 까치를 노리고 다가간다.
여우와 까치 떼가 한바탕 또 난장판을 벌이던 중 여우가 먼저
토끼를 물고 재빨리 뒤뜰 왼쪽으로 사라졌다.
우리네 정치판의 추한 꼴에 비하면, 이 3분 간의 소동에서는,
생명, 정직, 질서 같은 단어도 떠올리며, 나는
어떤 신선한 감동조차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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