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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시, "The Best American Poetry 2023"에서시 2024. 5. 20. 12:53
동네 도서관 라운지 서가의 책 "The Best American Poetry (BAP) 2023"에서 읽은 시 세 편을 여기 올린다. Charles Berstein의 "Shorter Russian Poem"과 Katha Pollitt의 "Brown Furniture"는, guest editor Elaine Equi가 고른, 2021년 가을에서 2022년 가을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가장 좋은' 시 75편에 들었고, 2023년에 세상을 떠난 Charles Simic의 "On This Very Street in Belgrade"는 시리즈 editor David Lehman가 Preface에 인용했다. (저작권 때문에 원문 복사 대신 웹사이트 링크를 택했지만, "Brown Furniture"는 온라인에서 못 찾았다. 대강의 번역을 올렸지만 역시 원문이 시답게 읽히는데, Simic의 시가 특히 그렇겠다.)
Preface에서, Elaine Equi에 대한 David Lehman의 코멘트도 재밌었다: "Elaine Equi always makes me want to write poems, not because she makes it look enjoyable (which she does) but because she sees the poetic possibility in a situation ('It was fun to meet you and live briefly in your novel')."
(같은 라운지에서 다른 때 읽은, 시집 이름도 시인 이름도 잊었지만, 자연스럽게 전문을 기억하는 시 한 편이 생각난다.
There are few words
more sublime
than once upon a time.
찾아보니, 시인은 콜로라도에 사는 Wendy Videlock. 이건 원문을 그냥 써도 괜찮지 싶다.)
"Shorter Russian Poem"은 Charles Bernstein이 The Brooklyn Rail April 2022에 "Three"라는 제목으로 The New Yorker에 발표한 시 세 편 중 하나다.
더 간결한 러시아 시 / Charles Bersnstein
굶주림, 전염병
홍수, 장마
가뭄
가난, 약탈
유괴
내전
침공
독재에 이어
독재
... 그리고는
어두운 시대가
왔다
읽으면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반세기 넘게 이스라엘의 점령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을 떠올렸다. 시가 어수룩해 보이기도 하지만, Elaine Equi의 선택에 선뜻 동의한다. 시인의 시는 내가 읽을 때 내게 시가 되어야, 그래야, 시다. 내가 시를 즐긴다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아무튼, Katha Pollitt의 "Brown Furniture" 같은 시면 나는 충분히 즐긴다. Elaine Equi가, Introduction에서, 짧은 시, 나열하는 시, 유모러스한 시를 좋아한다고 한 걸 떠올린다.
갈색 가구 / Katha Pollitt
저 오래된 의자를 버리지 마세요.
어떤 이가 말했지요 맞아요 저기서,
비가 내리는 동안 브람스를 들었고,
자본론을 읽다가 잠이 들었고,
꼬마에게 알프레드 대왕과 케이크 이야기를 들려줬지요.
녹색 식탁보 아래 분별 있게 침묵하는
식탁을 어수룩하게 보지 마세요.
중요한 일들이 거기서 일어났고
그 모든 것을 그것은 온전히 기억하지요.
고약한 침묵이 케이크를 먹으면서 깨졌고,
세 이모들이 루마니아에 관한 노래를 불렀지요.
당신의 이모들이 아니었다고요? 안 중요해요. 그들이 거기 있었지요.
당신의 사랑방은 여전히 역사를 만들고 있지요.
밤새도록 소파는
터키 카펫과 잡담하고,
카펫은 유리문 달린 책장에게
젊었을 적의 환상적인 항해를 자랑하지요.
이것들이 우리는 잊어도 되도록 기억해 주지요.
오래된 것들을 누가 사랑해 줄까요
노인들이 아니라면?
BAP에 인용된 저자 코멘트:
"I wrote 'Brown Furniture' in hopes of dissuading my longtime friend from remodeling her friendly old kitchen into something cold and contemporary. It worked! I love old things -- old furniture, old china, old books, old writers, old music, and of course my friends."
Katha Pollitt의 다른 시: "The Mind-Body Problem" (그녀의 시집의 표제작)
Charles Simic, "On This Very Street in Belgrade"
벨그라드의 바로 이 거리에서 / Charles Simic
연기 솟는 건물의 폐허로부터
너의 어머니는 너를 안고 와서
불에 탄 걸레로 둘둘 싼 인형인 듯
이 보도에 내려놓았다,
여러 해 지나고 너는 지금
주차한 자 뒤에 반쯤 숨었다가
희망에 찬 눈동자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며 조금 다가선
집 없는 개에게 말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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