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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시 "따뜻한 얼음"시 2025. 1.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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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님 블로그에 새 글
"겨울 아침을 위한 詩"가 올랐단다
얼른 달려간다.
그러면 그렇지
따스한 마음에 가닿은 따스한 시
박남준의 "따뜻한 얼음".
갓 쪄낸 하얀 찐빵인가
하나 들고 오면 하나 그대로 있는.
하나 들고 와서 여기 놓는다.
겨울 아침 따사로움은 나눌수록 좋을 테니.
따뜻한 얼음 - 박 남 준 (1957 ~ )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 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 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오래전 pond님 블로그에서 복사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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