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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그냥 나를 위한 메모다
네거리로 접근하는 우리 차 앞을
같은 자주색 차가 지나간다.
아빠, 저거 우리 차 맞지? 우리 차야!
동네 도서관의 한 PC 앞에 서서
한 줄 쳐 넣고 고개돌리니
옆에서 사라지고 없다.
눈이 닿는 데까지 다 둘러봐도 없다.
황급히 밖으로 나와 주차장을 둘러본다.
저쪽 멀리, 주차한 차들 사이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서 있는 게 보인다.
우리 차 옆이다. 그러고 보니
다른 자주색 차가 눈에 안 뜨인다.
끝 모를 먼 길 가는데
이젠 달랑 작은 배낭 하나
그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꼬옥 잡은 몇 가닥일랑 부디
놓아버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