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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 장 : 빵, 흰눈, 바위이런저런 2011. 12. 28. 01:48
빵을 보다가
창 밖의 흰눈 덮인 뒤뜰을 보다가
문득, 5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랐던 울산바위의,
하늘 바로 아래 샛하얗게 눈 덮인 바위를 본다.
좋아하는 사진 세 장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으니
생각나면 들어와서 보고
생각나면 한두 줄 써놓고, 그래야겠다.
* * * * * * *
빵과 빛과 눈
사람은 빵으로 산다
빵이 된 빛과 물로 산다
뒤뜰 자그마한 설원이 눈부시게 빛난다
빛과 물은 또 이렇게 만나고 있구나
* * * * * * *
헤밍웨이에게 고마워할 게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이 가끔 떠오른다.
* * * * * * *
눈을 보면서 물이 잘 생각 안 난다고, 요 아래 답글을
쓰다가 St. Mary's Glacier 가 생각났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산 중턱에 만년설이 있고 거기서
물이 흘러드는 작은 호수가 그 바로 아래에 있다.
빛과 눈과 물. 사진 한 장을 덧붙인다.
Prussian Rye Bread / Rustic Italian Bread
이틀 전에 (12/22) 폭설이 내렸다.
5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랐던 설악산 울산바위 (미시령 쪽), 멀리 뾰족한 건 달마봉.
St. Mary's Glacier, 산 중턱의 만년설과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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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의 미소 2011.12.28 07:59
그렇군요...ㅎ
빵을 보고
즐거웠던 산행의 추억과
올랐던 바위를 상상하고
달콤한 설탕 시럽이
뿌려진 하얀 눈이 되고....ㅎ
정말 그럴듯한
즐거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시간 많이 만들 수 있으니
노루님과 우린
모두 건강한 사람들임엔 틀림이 없군요.
새해에도
늘 행복하시어요. -
노루 2011.12.28 10:28
사진의 바위도 둥그런 게 빵을 연상시켜요.
배고픈 건 아닌데도. ㅎ ㅎ 케익 같은 빵이 아닌
그냥 투박한 빵은 언제 봐도 먹고 싶어 하지요.
미소님에게 올해는 특별히 좋은 해였겠어요.
아드님의 취업을 다시 축하합니다.
새해에는 가정에 더욱 행복이 넘치기를!-
호박꽃의 미소 2011.12.30 10:13
고맙습니다.
저의 푼수처럼 살게 도와 주신 분들이 많아서 일까요?
저의 성격상 혼자 있으면
고민하며 우울해 하니
아이들과 가족들의 생각을 잠시나마 떨쳐 버리고 싶을때
돌아 다니며 블로거 놀이도 하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이들 한데 좋은 기운들이 ....??
저 나름 ...그러리라 생각하니
벗님들이 함께 해서
더욱 반갑고.. 기쁘고....소중하고...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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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2011.12.31 17:15저도 부드러운 케잌보다 저런 투박한 빵이 더 먹음직스러워요. 그냥 먹음직스럽다가 아니라 거친 빵을 보면 여러가지 느낌이 들어요. 건강한 느낌. 소박한 느낌. 강결한 느낌... 제 인생도 빵 종류로 치면 저런 인생이 되지 않을까??ㅎㅎ 이런 느낌까지 들어요. 노루님 2012년엔 모든 일들이 다 잘 되길 바라겠습니다.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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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2011.12.31 23:01
반가워요 헬렌님.
빵을 보면서 느낌은 많은데, 아마 한꺼번에 섞여 있어선지,
할 말을 잃곤합니다. 헬렌님이 차근히 잘 표현해주시네요.
쌀, 밀, 호박, 사과나무, ...., 그런 것들이 우리 생명의 기적이란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데 .....
헬렌님에게 아주 좋은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
깜이河河 2012.01.01 21:32
빵을 보고 울산바위를 생각하셨다니 ...
아마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아니신가 ...
빵 위에 하얀눈이 내렸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노루 2012.01.01 23:21
소연님도 새해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여기 콜로라도에선 로키산 위의 하얀눈이
녹아내려서 '맑고 시원한 물' 콜로라도강이
된답니다.
그래도 눈 보면서 물 생각은 잘 안 나네요.
지금 생각나는 것 있네요. 산 중턱의 만년설,
그 아래의 호수, 빙하와 호수를 이어주며
졸졸 흐르고 있던 시냇물 ... 사진 한 장 더
덧붙여야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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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 2019.10.20 23:59
친숙한 빵이 반갑습니다.
사람은 빵으로 살죠,
'빛과 눈과 물'을 빛과 눈물로 오독하고요.
이제는 익숙한 노루님네 눈 덮힌 정원,
아 그리고요
빛나는 만년설 앞에 우뚝 서신 분 ㅎㅎㅎ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이렇게 멋지셔도 되시는 겁니까???-
노루 2019.10.21 01:42
원래대로 마지막 사진은 떼어낼까 하다 보니 요 위
답글에 언급한 것도 있고 해서 그냥 두었지요.
숲지기님도 '친숙한'이라고 쓰셨지만, 저런 빵에서
다들 어떤 친밀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름은 잊은
이태리 작가의 소설 "빵과 포도주"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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