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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수요일, 2/1/12) 오후 게임도 아주 재미있었다.신나게 운동했다고, 재미있었다고, 게임이 끝나고 코트를 나설 준비를
하면서 B와 나는 주고 받기 바쁘다. 정말 빠른 데에 놀랬다고 오늘도
두세 번 되플이 하면서 농구나 무슨 다른 운동 했느냐고 B가 또 묻는다.
다른 운동 한 거 없다고, 어려서부터 하이킹 좋아했다고, 그런데 너도
참 빠르다고 했더니 자기는 젊단다. 나보다 11년 젊다. B는 큰 키에,
보기에도 테니스 잘 할 것 같은 체격이다. 체격에 어울리게 공이 힘이
있고 빨라서 받아 치는 재미가 있다. 오늘 스코어는 3 : 6, 6 : 2, 어제는
7 : 5, 6 : 7. 살맛 난다!
강하고 빠르게 온 공이 코트에서 튀어오르는 순간, 어느 틈에 그 곁으로
달려가 멎는가 하면서, 힘있게 때릴 때의 그 소리!, 그 쾌감, 대각선
방향이나 코트 옆 금을 따라 올 때보다 더 빠르게 날아간 공이 코트 안을
치고 튀는 걸 보는 그 기분!번갈아 코트 양쪽 코너로 깊이 떨어지는 공을
받아치기 위해 상대도 나도, 서로 상대가 먼저 실수할 때까지, 숨가쁘게,
아니 숨넘어가게, 뛰고 있을 때의 그 희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테니스의 참 재미는 그런 거다.그래서, 테니스는 젊은 사람과 단식게임을
해야 한다.그리고 거의 매일 해야 한다. 매일 하고 싶은 걸 매일 해서 좋은
게 테니스다.
한갓 게임이지만 테니스를 한 번 쳐보면 사람을 안다. B는 지난 금요일
워싱톤 공원 코트에서 처음 봤을 때의 인상도 참 좋았고 그날 함께
복식을 하면서도 밝고 신사다운 태도가 맘에 들었지만, 일요일에, 두
사람 집에서 다 가까운, Rosemond Park 코트에서 첫 단식게임을 하고
나서는, 이렇게 좋은 사람과 친구로 거의 매일처럼 테니스를 칠 수 있게
된 행운이 그저 기뻤다. (일요일에는 저녁에도, 정해져 있는대로, 한국
친구들과 테니스를 쳤다. 어쨌든 B와의 기회는 미룰 수가 없었다.)
B는 싱가폴 사람인데 아이다호주에서 살다가 부인 직장 따라 작년
8월에 여기 이사 왔단다. 들어보니, 아직 여기 지리를 잘 모르는데 테니스
코트는 꽤 여러 군데 알고 있다. 그가 제안한 로즈몬드 공원에서는 나도
처음 쳐본 거다.
내일과 모레에 눈이 한 25cm 정도 온다고 해서, 다음 주 화요일쯤 B와
서로 전화하기로 했다. B의 성이 Boon인데, 文을 중국에선 그렇게 읽는
것도 알게 됐다.
1. Rosedmond Park 테니스 코트
2. 일요일 아침 Utah Park 테니스 코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