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들면서 좋은 거 하나짧은 글 2012. 2. 11. 14:01
세잔느, stilllife with apples.
괴로움은 없고
기쁨만 있는
나이 들면서
좋은 거 하나
짝사랑
좋은 사람이나
좋은 것들
그냥
좋아하는
팬의 즐거움
[요 아래 '새 테니스 친구'에 대한 헬렌님의 댓글에 답글로 한 줄 썼던 걸
재미 삼아 무려 열 줄로 늘렸다. 그저 짧게 느낌을 적어 놓으려는 건데,
전에 그렇게 한 줄 알았더니 아니다.]
------------------------------------------------------------------------------
-
헬렌 2012.02.12 22:09
네.. 노루님의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그걸 함께 즐기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숨쉬어 살아있는 에너지가 되어서 괴로움을 물리친 것 아닐까요..
괴로움이 없는것이 아니라 괴로움을 이긴것..노루님이 의식하지 못하는 열정이 그렇게 했을겁니다.-
노루 2012.02.12 23:19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잔 옆에서 헬렌님이야 말로 꿈보다 좋은 해몽을
해주시네요. 괴로움은 잊든가 견디든가 아니면 이기든가 해야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괴로웠다는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남들이 "괴로워하지 않았음으로
이루지 못했다" 고 해도, 세상의 이치로, 틀리지 않는 말일 거 같구요.
나는 안 해봤거나 적당히만 해봐서 잘 모르지만 사춘기 때나 젊을 적 짝사랑은
아프고 괴로운 적 많다고들 하지 않나요? 거리를 두고 좋아할 수 없어서, 단순한
'호감'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요? 춘천에 있을 때, 좋은 젊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참 좋았거든요.
-
-
jamie 2012.02.13 23:39
ㅎㅎ, 저도 동감입니다, 노루님.
열정없이 대상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기분좋은 느낌이예요~-
노루 2012.02.14 02:46
jamie 님 그 느낌 잘 아시네요.
그런데, 역시 jamie 님! 쉽게도 잘 표현하셨네요.
'열정없이 대상을 좋아하는, 그 대단히 기분 좋은 느낌!'
가끔 인용해야겠어요. (이런 표현이 생각 안 나서 늘
같은 소리만 하고 있었거든요.)
욕심과 친구일 수도 있는 그 열정 때문에 괴로움이
따르는 거겠지요.
그럴 일이 생겨서오래 전에 읽은 토인비의
<Greek Civilization And Character>를 뒤적여 보니
이런 구절에 밑줄을 쳤었네요.
In my opinion, the two insuperable obstacles to statesmanship are haste and passion
-- haste being the sure sign of folly and passion of vulgarity and narrowness of mind.
그러니 대단히 기분 좋을 밖에요. -
jamie 2012.02.16 00:53성급함과 열정(격정)은...
중도를 가는데 큰 장애가 될 수 밖에 없겠네요.
두 개가 합쳐지면 정말 곤란하겠어요. -
노루 2012.02.16 03:22
성급함과 열정에 있어서 4대 강 사업 같은
예를 어디서 또 찾을 수 있을까요? 이왕 된
거면 결과가 좋으면 좋겠네요.
-
-
안나 2012.02.14 13:40
가장 좋은 감정...짝사랑.
이제는 덜 아프고 고통스럽지않게, 주기만 할수있는
그런 나이가 되었음이에요.
저도 주는 사랑에는 고민이 없으니 좋아요.-
노루 2012.02.15 02:34
서로 주고 받는, jamie 님 표현 대로 '대단히 기분 좋은' 호감은
서로에게 너그럽고 이해해 주려고도 하지만 상대의 호감에 실망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되어서 서로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것
같아요. 역시 사람에겐 외로움이나 고독이 아니라 어울림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