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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서 1
    짧은 글 2012. 7. 12. 12:58

     

     

    쩔, 쩔, 쩔, 맨다.  

    그래도 하루, 하루

    여름이 간다.

     

       *     *     *

     

    파리 한 마리

    정신을 앗아간다.

    별 게 고맙네.

     

     

    (수 7/11/12)

     

     

     

    ---------------------------------------------------------------

     

    • eunbee 2012.07.12 13:51 

      은비 가방에서 하루묵은 찐고구마 두 개

      무더운 여름날 비닐봉지에 싸여 질식해 늘어진 고구마

      은비 친할머니의 사랑이 매달려

      애련타.


      **교수님의 짧은일기에 대한 엉뚱 답글, eunbee의 짧은 일기**
      *^__^*

      • 노루 2012.07.12 22:16

        찐고구마 맛이 '할머니 사랑'이라거나 '손녀의 사랑'이라거나,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없는데요. ㅎ ㅎ
        애련치 않고, 쫀득하고 아름답기만 하네요. ㅎ ㅎ

        혼잣타령에, 길어질까봐 그나마 '짧은 틀'에 구겨 넣은 혼잣타령에,
        행여 댓글이 송구스런 이 짧은 글에, 이렇게 좋은 글, 멋진 시 한 편을
        주셨네요. 가려지면 안 되는데 ....
        (그나저나 더는 '삭제'를 망설이지 않게 됐어요.)

      • 헬렌 2012.07.13 06:11 

        어머나....은비님 시인이신가봐요~
        두분의 대화가 너무 근사합니다^^

      • eunbee 2012.07.13 08:36 

        헬렌님~
        나는 배냇 시인이당~ ㅋㅋ
        아무도 못말리는 천방지축 지맘대로 시인. 캬~

         

    • 헬렌 2012.07.13 06:22 

      짧은 댓글..

      노루님은 쩔.쩔.쩔 매는 하루를 보낸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나는 요즘 노루님 글을 자주 볼 수 있어서 반갑기만 하다..

      노루님은 파리 한마리가 정신을 앗아준다고...별 게 다 고맙다고 하셨다.
      그 파리 한마리가 없었으면 오늘 노루님 글도 없었을 것이다.. 고로 내일은 파리떼가 오길 기대해 본다.
      (저 지금 '삭제'를 망설이고 있어요ㅎㅎ)

      • 노루 2012.07.13 08:01

        삭제 망설일 틈 없이 얼른 답글 달려니 때 만났다고 머릿속이 샛하얘지네요.
        (그래도 위에 '망설이지'로 고칠 여유는 잃지 않고요.)

        어젠 파리 한 마리가 망중유한을 마련해줘서 사실 고마웠는데 ...
        어떻게 집 안에 들어온 한 마리 잡느라고 ... 순간적으로 스트레스가
        다 잊혀지더군요.

    • 안나 2012.07.13 14:19 

      요즘 그곳 날씨도 더운가요?
      파리가 잠시 다른것을 다 잊게하고...

      짧은시로 오가는 은비님과 노루님 보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은근하고 노련한 감성들이세요.

      • 노루 2012.07.13 21:59

        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밖에서 땀 흘리며 뛸 때는
        더위도 잊고 집 안은 선선해서 더위를 모르고,
        차에서 내려서 햇볕 속을 잠깐 걷게 될 때나 (습도가
        낮아서 땀은 안 나고) '뜨겁다'고 느끼는 정도이니, 여기
        여름 날씨는 괜찮아요.

        막연한 기억의 '힘들었던 여름'처럼 결국은 지나가는
        것들을, 잠시 떠올렸던 것 같아요.

    • jamie 2012.07.14 00:34 

      노루님 블로그에서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뜨네요.
      본글과 답글이 어우러져~
      파리(fly) 시에 화답한 은비님의 고구마 시가 센스 만점이예요~
      멋쟁이분들...

      저도 파리가 한 마리 들어오면 살려 내보내렬 애써 보다가,
      정 안 잡혀서 도마에도 앉고 같이 살려고 난리치면,
      할 수 없이, '에따!' 파리채를 날립니다.
      미안하지만, 나도 노력은 했다구...하면서요.

      • 노루 2012.07.14 02:37

        그만큼 우리가 여유롭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파리 한 마리나 버러지 한 마리 처치하면서도 어떻게 살려
        내보낼 생각도 해보니요. ㅎ ㅎ

        사실 좀 답답한 마음에 답답한 글을 몇 줄 써놓은 건데 ...
        eunbee 님의 고구마 시 덕분에 ....
        고구마란 말만으로도 정겹잖아요.

    • 깜이河河 2012.07.20 14:08 

      하이쿠 시 한수 읽는거 같습니다
      시인이십니다 ^^

      • 노루 2012.07.21 00:24
        하이쿠는 우리 말에는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지만,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써놓기에는,
        그 제한적인(특히 우리 말의 경우) 형식(5-7-5 음절)이
        절제와 핑계가 돼주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 호박꽃의 미소 2012.07.24 13:11 

      쩔쩔매는 더위 속에서도
      고마움을 표하는 마음이 더 아름다워요.
      노루님과 겉모습이 비슷한
      현지 분들을 캐년에서 많이 뵈었네요.
      여긴 모두 긴바지 긴티셔츠 등 인데...

      • 노루 2012.07.26 05:31

        그랜드 캐년에 구경가셨나 봐요.
        다시 LA 쪽으로 가셨나요, 아니면 계속해서?
        특히 지나가는 길이면, 여기 로키산 국립공원도
        한번 볼 만하지요. 이동네에서 맥주도 한잔하시고요.

      • 호박꽃의 미소 2012.07.26 23:52 

        그랬으면 ...
        얼마나 좋았을까요?
        혼자 남고 싶은 마음 꿀떡 같았는데 어쩔 수 없이 이끌려 왔어요.
        벙어리(?)가 국제미아 된다고요. ㅜ.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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