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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 쩔, 쩔, 맨다.
그래도 하루, 하루
여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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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마리
정신을 앗아간다.
별 게 고맙네.
(수 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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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 2012.07.12 13:51
은비 가방에서 하루묵은 찐고구마 두 개
무더운 여름날 비닐봉지에 싸여 질식해 늘어진 고구마
은비 친할머니의 사랑이 매달려
애련타.
**교수님의 짧은일기에 대한 엉뚱 답글, eunbee의 짧은 일기**
*^__^* -
헬렌 2012.07.13 06:22
짧은 댓글..
노루님은 쩔.쩔.쩔 매는 하루를 보낸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나는 요즘 노루님 글을 자주 볼 수 있어서 반갑기만 하다..
노루님은 파리 한마리가 정신을 앗아준다고...별 게 다 고맙다고 하셨다.
그 파리 한마리가 없었으면 오늘 노루님 글도 없었을 것이다.. 고로 내일은 파리떼가 오길 기대해 본다.
(저 지금 '삭제'를 망설이고 있어요ㅎㅎ)-
노루 2012.07.13 08:01
삭제 망설일 틈 없이 얼른 답글 달려니 때 만났다고 머릿속이 샛하얘지네요.
(그래도 위에 '망설이지'로 고칠 여유는 잃지 않고요.)
어젠 파리 한 마리가 망중유한을 마련해줘서 사실 고마웠는데 ...
어떻게 집 안에 들어온 한 마리 잡느라고 ... 순간적으로 스트레스가
다 잊혀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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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2012.07.13 14:19
요즘 그곳 날씨도 더운가요?
파리가 잠시 다른것을 다 잊게하고...
짧은시로 오가는 은비님과 노루님 보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은근하고 노련한 감성들이세요.-
노루 2012.07.13 21:59
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밖에서 땀 흘리며 뛸 때는
더위도 잊고 집 안은 선선해서 더위를 모르고,
차에서 내려서 햇볕 속을 잠깐 걷게 될 때나 (습도가
낮아서 땀은 안 나고) '뜨겁다'고 느끼는 정도이니, 여기
여름 날씨는 괜찮아요.
막연한 기억의 '힘들었던 여름'처럼 결국은 지나가는
것들을, 잠시 떠올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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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2012.07.14 00:34
노루님 블로그에서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뜨네요.
본글과 답글이 어우러져~
파리(fly) 시에 화답한 은비님의 고구마 시가 센스 만점이예요~
멋쟁이분들...
저도 파리가 한 마리 들어오면 살려 내보내렬 애써 보다가,
정 안 잡혀서 도마에도 앉고 같이 살려고 난리치면,
할 수 없이, '에따!' 파리채를 날립니다.
미안하지만, 나도 노력은 했다구...하면서요.-
노루 2012.07.14 02:37
그만큼 우리가 여유롭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파리 한 마리나 버러지 한 마리 처치하면서도 어떻게 살려
내보낼 생각도 해보니요. ㅎ ㅎ
사실 좀 답답한 마음에 답답한 글을 몇 줄 써놓은 건데 ...
eunbee 님의 고구마 시 덕분에 ....
고구마란 말만으로도 정겹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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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이河河 2012.07.20 14:08
하이쿠 시 한수 읽는거 같습니다
시인이십니다 ^^-
노루 2012.07.21 00:24하이쿠는 우리 말에는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지만,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써놓기에는,
그 제한적인(특히 우리 말의 경우) 형식(5-7-5 음절)이
절제와 핑계가 돼주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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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의 미소 2012.07.24 13:11
쩔쩔매는 더위 속에서도
고마움을 표하는 마음이 더 아름다워요.
노루님과 겉모습이 비슷한
현지 분들을 캐년에서 많이 뵈었네요.
여긴 모두 긴바지 긴티셔츠 등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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