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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서
    짧은 글 2012. 7. 19. 21:43

     

    낙서란 내게는

    장난 글이기보다는

     

    낙과(落果)처럼

    또는 낙엽처럼

    (또는 부러진 가지처럼?)

    때론 낙숫물처럼

    떨어져 내린 .

     

    책갈피에 끼울 고운 낙엽 하나

    행여나 살포시 내려 앉을라나.

     

     

     

    ----------------------------------------------------------------------------

     

    • 헬렌2012.07.19 22:29

      노루님 낙서에 댓글을 쓸라치면... 마치 논술시험을 보는 것 같은 마음이랍니다.
      여기에 어떤 깊은 뜻이 담겨있을려나....
      그래도 좋은 답을 써서 제출하려는(이왕이면 칭찬을 받으려고..) 마음으로 이리저리 고심을 한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제가 생각해도 전혀 생각지 못한 생각이 툭 튀어날올 때도 있어요ㅎ
      한마디로 노루님 집에 오면 머리를 쓰게 된다는거지요. 감사합니다^^

      • 노루2012.07.20 00:11

        하, 그게 사실은 내가 글을 잘 못 쓴 탓인지라 미안하네요.
        고맙게도, 그러면서 우문현답은 자주 건지네요.
        가볍게 생각하세요.

        윗글만 해도,
        밤송이 툭 떨어지듯 그렇게 툭 튀어나오는 생각을 그냥 쓰면
        되는 글이 낙서라는 내 멋대로의 정의가 더 맘에 들어서, 그런
        의미로 낙서를 가끔 올리게 될 터라 ....

      • 헬렌2012.07.20 00:19 
        노루님 글에는 카리스마가 있어요.
        글이 짧으면 짧을 수록 그 카리스마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밤송이 같이 툭 튀어나오는 생각.. 알토란 같은 밤송이 같은 낙서..그런거 많이 많이 써 주세요^^


      • eunbee2012.07.20 03:06 

        저는 교수님이 영문학을 전공하신 분이 아닐까 했었어요.
        글이 영시를 번역했을 때의 느낌이랑 매우 흡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교수님은 담백하고, 사려가 깊어서 생략되어지는 부분도 많으신 것 같고
        소년처럼... 순수하시공~
        점잖으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고... 제게는 그런 분이세욤.ㅎ

        교수님의 '낙서'에 대한 정의가 멋진 '글'이네요.
        철학이 담긴 '시'를 한 편 읽었습니다.

        저런 글(생각)을 쓰시는 교수님이라서 참으로 귀한 블로그 친구세요.^^

      • 노루2012.07.20 05:36

        헬렌님에 eunbee 님까지 ... 고마울 뿐이지요.
        늘 해석이 좋으니 저는, 들통 안 나게, 긴말만 조심하면
        되겠어요. ㅎ ㅎ

        '돌멩이 수프' 끓이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제가끔 맛있는 재료 다 보태 넣고서는, 돌멩이 두세 개만
        달랑 놓은 사람에게 기막힌 수프 끓였다고 했다던가요?

      • 안나2012.07.20 16:03 

        헬렌님과 은비님의 저의 마음을 모두 다 표현하셨어요.
        정말 저도 그렇거든요~
        머리도 쓰게되고,
        늘 영시를 쓰셨다, 번역한것 같은...

        낙서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정의하신분은 아마 없으실듯 싶어요.

      • 노루2012.07.21 10:46

        호의, 호감 이길 평가 쉽지 않지요. 그런데
        그게 나쁜 거 같지 않아요. ㅎ ㅎ
        늘 다니는 그저 그런 길도 좋게 보기 시작하면
        아름다워 보이고 걷는 게 더 즐겁잖아요.

        정말 글을 참 잘 쓰시는 분들이 이렇게 좋게
        말해주시니 하여튼 좋으네요. ㅎ ㅎ

    • 깜이河河2012.07.20 13:49 

      짧고 카리스마 넘치는 글과 훌륭하신 님들의 댓글에서도 많이 배웁니다
      ........

      나도 짧게...

      • 노루2012.07.21 11:07

        소연님의 글을 읽고 박완서님의 글을 읽은 줄 알았다고
        누가 그랬었지요. 박완서님은 원고지 반 장 채우는 데
        며칠 걸리기도 했다는 (그 비슷한) 얘길 들은 적이 있는데
        소연님은 술술 쉽게 쓰시는 것 같아요.

        읽는 재미에다 또 사진작품 보는 즐거움까지 ... 충분히
        자주 올려주시니 얼마나 좋은지요.

    • jamie2012.07.21 00:10 

      낙서가 좋은 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시네요.
      고운 잎새 하나 벌써 건지신 것 같은데요~

      • 노루2012.07.21 22:48
        실제로 낙엽을 하나 책갈피에 끼어 놓은 적이 한 번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9년 전엔가 한라산 갔을 때 주어온, 모지지 않은 것
        말고는 별 특징도 없는 조그만 돌멩이 하나는 춘천을 떠나올 때까지
        연구실 낮은 책장 위에 놀여 있었지요. 낙엽이나 돌멩이나 애써 고를
        필요 없더군요. 그 돌멩이도 어떤 조각 소품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지곤
        했었지요.

        단어마다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들 몇 개로 된 쓰여진 글의,
        읽히기에 따라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광화문 네거리에서 바라보이는, 교보빌딩 벽에 걸려 있는 단어 몇 개를,
        물론 그냥 그래서는 아니지만,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면 그만일 낙서 쪽지를 한동안은 못 그러고
        있다가 나중에야 '이런' 하면서 얼른 쓰레기통 찾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장황해졌네요. ㅎ ㅎ

    • Helen of Troy2012.07.26 15:20 

      안녕하세요?
      휴가 잘 마치고 집에 와서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우아...
      저 역시 낙서를 무척 좋아해서
      늘 종이와 여러가지 펜들을 달고 다니지요.
      생각없이 종이를 꽉 채우도록 그림도 그리고
      앞으로 할 계획도 쓰고,
      좋은 구절이 떠 오르면 펜이 가는대로 시도 써 보기도 하고
      새로운 레시피도 만들어 보구요....
      한 마디로 머리에서 맴도는 오만가지 생각과 느낌을
      종이에 옮겨놓는 낙서가 참 즐겁답니다.

       

      • 노루2012.07.27 03:11

        덕분에 PEI 구경 잘 했습니다.
        한적한 해변이며, 깨끗해 보이는 집들이 드문드문 서 있는
        깔끔한 해안 경치, ..., 인상적이었어요.

        Helen 님이 시를 쓰기도 읽기도 좋아하시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그림까지 잘 그리시네요. (거기다 음악은 프로이시고.)
        그 노트북 참 굉장하겠어요. 가까이서 낙서하고 있으면 슬쩍
        훔쳐보겠는데 ... ㅎ ㅎ .

        일기를 안 쓰다 보니, 낙서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낙서 같은
        몇 줄 메모를 끄적이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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