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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란 내게는
장난 글이기보다는
낙과(落果)처럼
또는 낙엽처럼
(또는 부러진 가지처럼?)
때론 낙숫물처럼
떨어져 내린 글.
책갈피에 끼울 고운 낙엽 하나
행여나 살포시 내려 앉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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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2012.07.19 22:29
노루님 낙서에 댓글을 쓸라치면... 마치 논술시험을 보는 것 같은 마음이랍니다.
여기에 어떤 깊은 뜻이 담겨있을려나....
그래도 좋은 답을 써서 제출하려는(이왕이면 칭찬을 받으려고..) 마음으로 이리저리 고심을 한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제가 생각해도 전혀 생각지 못한 생각이 툭 튀어날올 때도 있어요ㅎ
한마디로 노루님 집에 오면 머리를 쓰게 된다는거지요. 감사합니다^^-
노루2012.07.20 00:11
하, 그게 사실은 내가 글을 잘 못 쓴 탓인지라 미안하네요.
고맙게도, 그러면서 우문현답은 자주 건지네요.
가볍게 생각하세요.
윗글만 해도,
밤송이 툭 떨어지듯 그렇게 툭 튀어나오는 생각을 그냥 쓰면
되는 글이 낙서라는 내 멋대로의 정의가 더 맘에 들어서, 그런
의미로 낙서를 가끔 올리게 될 터라 .... -
헬렌2012.07.20 00:19노루님 글에는 카리스마가 있어요.
글이 짧으면 짧을 수록 그 카리스마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밤송이 같이 툭 튀어나오는 생각.. 알토란 같은 밤송이 같은 낙서..그런거 많이 많이 써 주세요^^ -
노루2012.07.20 05:36
헬렌님에 eunbee 님까지 ... 고마울 뿐이지요.
늘 해석이 좋으니 저는, 들통 안 나게, 긴말만 조심하면
되겠어요. ㅎ ㅎ
'돌멩이 수프' 끓이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제가끔 맛있는 재료 다 보태 넣고서는, 돌멩이 두세 개만
달랑 놓은 사람에게 기막힌 수프 끓였다고 했다던가요? -
안나2012.07.20 16:03
헬렌님과 은비님의 저의 마음을 모두 다 표현하셨어요.
정말 저도 그렇거든요~
머리도 쓰게되고,
늘 영시를 쓰셨다, 번역한것 같은...
낙서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정의하신분은 아마 없으실듯 싶어요. -
노루2012.07.21 10:46
호의, 호감 이길 평가 쉽지 않지요. 그런데
그게 나쁜 거 같지 않아요. ㅎ ㅎ
늘 다니는 그저 그런 길도 좋게 보기 시작하면
아름다워 보이고 걷는 게 더 즐겁잖아요.
정말 글을 참 잘 쓰시는 분들이 이렇게 좋게
말해주시니 하여튼 좋으네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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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이河河2012.07.20 13:49
짧고 카리스마 넘치는 글과 훌륭하신 님들의 댓글에서도 많이 배웁니다
........
나도 짧게...-
노루2012.07.21 11:07
소연님의 글을 읽고 박완서님의 글을 읽은 줄 알았다고
누가 그랬었지요. 박완서님은 원고지 반 장 채우는 데
며칠 걸리기도 했다는 (그 비슷한) 얘길 들은 적이 있는데
소연님은 술술 쉽게 쓰시는 것 같아요.
읽는 재미에다 또 사진작품 보는 즐거움까지 ... 충분히
자주 올려주시니 얼마나 좋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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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2012.07.21 00:10
낙서가 좋은 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시네요.
고운 잎새 하나 벌써 건지신 것 같은데요~-
노루2012.07.21 22:48실제로 낙엽을 하나 책갈피에 끼어 놓은 적이 한 번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9년 전엔가 한라산 갔을 때 주어온, 모지지 않은 것
말고는 별 특징도 없는 조그만 돌멩이 하나는 춘천을 떠나올 때까지
연구실 낮은 책장 위에 놀여 있었지요. 낙엽이나 돌멩이나 애써 고를
필요 없더군요. 그 돌멩이도 어떤 조각 소품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지곤
했었지요.
단어마다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들 몇 개로 된 쓰여진 글의,
읽히기에 따라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광화문 네거리에서 바라보이는, 교보빌딩 벽에 걸려 있는 단어 몇 개를,
물론 그냥 그래서는 아니지만,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면 그만일 낙서 쪽지를 한동안은 못 그러고
있다가 나중에야 '이런' 하면서 얼른 쓰레기통 찾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장황해졌네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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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 of Troy2012.07.26 15:20
안녕하세요?
휴가 잘 마치고 집에 와서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우아...
저 역시 낙서를 무척 좋아해서
늘 종이와 여러가지 펜들을 달고 다니지요.
생각없이 종이를 꽉 채우도록 그림도 그리고
앞으로 할 계획도 쓰고,
좋은 구절이 떠 오르면 펜이 가는대로 시도 써 보기도 하고
새로운 레시피도 만들어 보구요....
한 마디로 머리에서 맴도는 오만가지 생각과 느낌을
종이에 옮겨놓는 낙서가 참 즐겁답니다.-
노루2012.07.27 03:11
덕분에 PEI 구경 잘 했습니다.
한적한 해변이며, 깨끗해 보이는 집들이 드문드문 서 있는
깔끔한 해안 경치, ..., 인상적이었어요.
Helen 님이 시를 쓰기도 읽기도 좋아하시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그림까지 잘 그리시네요. (거기다 음악은 프로이시고.)
그 노트북 참 굉장하겠어요. 가까이서 낙서하고 있으면 슬쩍
훔쳐보겠는데 ... ㅎ ㅎ .
일기를 안 쓰다 보니, 낙서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낙서 같은
몇 줄 메모를 끄적이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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