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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책 제목에 넘어갔다.
The Proper Study of Mankind
20세기의 손꼽히는 사상가이며 에세이스트인
아이자이어 벌린 Isaiah Berlin 의 책이긴 해도
당장 오늘, 그리고 그의 많은 저서 중에 이 책일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올바른 인간학'
그렇게 읽힌다고 우겨도 그만인, 그게 매력인가.
<바네스 & 노블> 서점에선 못 봤는데
<너덜너덜 표지 Tattered Cover> 서점에 있단다.
눈이 내릴 거라는 데도 차를 몰고 나가서,
약속 장소에서 만나 데이트 태우고 오듯,
책 한 권 든, 서점 로고가 그려진 종이가방을 뒷좌석에 앉히고
펑펑 내리는 눈 속을 달려 집으로 왔다.
책 안표지 제목 아래에
18세기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싯귀가 있다.
The proper study of mankind is man.
-- Alexander Pope, 'An Essay on Man, II'
사람의 마땅한 공부대상은 사람이다.
-- 알렉산더 포프, '사람에 대하여, II'
이 에세이 모음집 제목과 그게 뜻하는 게
'사람에게 마땅한 공부'
그리고 그 대상인 '사람'인 거다.
오늘 못말리게 나갔다 온 것도 사람 공부였다.
늦은 밤에 사람 공부를 좀 더 했다.
흑맥주를 마셔가며, 오늘 사온 새 책을 읽었다.
'게르첸 Herzen 과 그의 회고록' 부분을 재밌게 읽었다.
게르첸에 대한 벌린의 글을 읽으면
게르첸의 책이 읽고 싶어진다.
잘 시간이 지나서 할 수 없이 책을 덮는다.
하얀 설원으로 바뀐 뒤뜰엔 계속 눈이 내리고 있다.
* * *
벌린이 새삼 생각난 건, 지난 주 서점에서 눈에 띈 그의 책
Isaiah Berlin, 'Against the Current: Essays in the History of
Ideas,' 2nd ed. (2013)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펼쳐보고
(거기에도 한 chapter 로 다뤄진) 게르첸이 생각나서 그 다음 날,
전에 잃어버린, 게르첸의 책을 다시 사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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