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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부터 저녁 식사에서도 밥이 사라졌다. 평소 메뉴에서 밥만 빵과 올리브
기름으로 대체됐으니 식사 내용이나 질은 사실상 마찬가지인데, 식사할 때나, 식사
준비 때나, 또는 어제 오후처럼 테니스를 너무 오래 치고 평소 식사 시간을 두 시간
넘겨 집으로 향할 때도, 마음이 전과 다르다.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방감을 느낀다.
내 아침 점심이 빵이다 보니 집에 늘 빵은 있는 거고 그래서 식사 준비와 관련해서는
그럴 만도 하지만 식사 시간에도 그런 느낌인 건 유쾌한 새로운 경험이다.
어제와 오늘처럼, 오후에 땀 흘리고 들어와서 계속 갈증이 나니 자연스레, 식전이나
식후가 아니라, 식사에 곁들여 차디 찬 캔맥주를 마시게 되는 것도 전과 다르다.
내 일상이 작은 한 단계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다.
* * *
테니스 중독은 중독이다. 아무래도 좋다. 일주일에 몇 번이 좋을까 하는 생각은
이제 무기연기다. 해 나는 날은 공 치는 날이고 비 오는 날이 공치는 날이다.
다만, 코트에 두 시간 정도 이상 머물지 않는, 그래서 한 번 외출 시간이 세 시간
넘지 않도록 하는 원칙에는 느슨해지지 않아야 겠다.
그저께는 복식 두 세트를 치고 나서 상대 팀의 한 사람 -- 이름이 그렉? 우리 중
가장 젊어 보이던 사람 -- 에게 청해 단식 한 세트를 더 쳤다. 'tough'한, 재밌는
게임이었다.
어제는, 오늘은 몸이나 풀지, 하며 나가서는 특히 상대 팀이 좋아서 결국 4시간
넘게 쳤다. 어제 밤엔, 내일은 쉬면서 책이나 좀 오래 읽고 어디 다른 데나
나갔다 오지, 했는데 아침이 되어서는 이미 마음이 정해져 있는 걸 알았다.
오후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나가서 두 시간 반쯤 치고 왔다.
8/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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