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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토
오동나무 잎 만한
<작은 영토>에는
가볍게 헤어지는 것은 큰 일이다,
로 시작되는 이문재의 시가
코스모스 울타리 벽에
엽서 반 장 크기로 붙여져 있고
걸리버인 양 나는
두 개를 맞붙인 테이블에 바짝 붙어서
500 cc 큰 잔 한 잔 한 잔 비우며
시를 읽다 노가리를 뜯다 한다
호기심 많은 친구여 나도 초행이지만
호프집 <작은 영토>의 작은 여주인도
가볍게 헤어지는 것은 큰 일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네
그런데
가볍게 헤어지지 못하는 것도 큰 일이다
한 평생 놀려 둔 내 비옥한 작은 영토에
이제 꽃 한 송이 피우려면10/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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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야청청 2006.10.23 18:07ㅎㅎ노루님 맥주 즐기시는건 글속에서도 여전하시네요.
노루 2006.10.24 12:08주인도 바뀌고 벽에는 시도 없지만, <작은영토>는 아직도 있더군요. 종종 혼자 여기 저기 호프집을 들르는데 요샌 생맥주가 신선할까 좀 마음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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