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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함께 이야기할 친구가 아쉽다책 읽는 즐거움 2016. 1. 20. 08:30
"그들[시몬느 드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은 작업하고 있는 것을 매일 저녁
카페에서 만나서 서로에게 보여주곤 했다. 서로 상대가 쓴 것을 편집하고
의견도 교환하고 ... 실존주의로 알려진 철학 학파의 형성을 함께 도왔다."
-- Garrison Keillor 의 <작가의 달력>, 토요일 1월 9일자에서.
'마음(Mind)과 의식(Consciousness)과 뇌(Brain)'에 대해서 자주 만나서
이야기할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특히, 의식을 신경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모델을, 한편으론 관련 책들을 각자 읽으면서, 우리도 함께 깊이, 끈질기게,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상당히 흥미 있는 주제지만, 혼자서는, 그저
읽기나 하게 되기 쉬워서이다.
며칠 전 파란편지님 블로그의 포스트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 소리"에서
읽은, 연구의 비결은 책 읽는 방법에 있으며, 메모의 메모를 읽으면 메모의
메모의 메모가 생기고, 그쯤 되면 책 한 권 쓸 준비가 끝난 거라는,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의 말이 생각난다. 논제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메모 노트 없이,
서로 메모를 주고 받으면서, 메모의 메모의 메모가 생기는, 흥분과 행복의,
현장이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가.
혼자 우선 읽기만라도 계속해야 겠다.
자신의 바로 이전 책에서는 "의식은 복잡한 신경 네트웍에서 나온다"는 견해를
지지했었다는 Christof Koch 가 "Cosciousness" (2012) 에서는, "의식은
생명체의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성질이라고 믿는다"고 쓰면서, 떼야르 드
샤르댕(Teilhard de Chardin)의 "진화를 통해 출현한 정신"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거나,
아직 안 읽은 책이지만, "Self comes to Mind: Constructing the Conscious
Brain" (2010)에서 Antonio Damasio 도
의식과 뇌에 관해 자신의 바로 이전의저서 때와는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한편, Zoltan Torey 가 "The Conscious Mind"(2014)에서, "의식은 언어가
만들어내는 자기감정(self-feeling)의 기능"이라면서, 의식을 인간의 언어
능력에 연결시킨 자신의 '의식 모델'을 상당히 자신에 찬 목소리로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Torey 의 책은 다시 살펴볼 생각이지만, 그에 앞서, 지금 읽고 있는 얇은 책
Sam Harris 의 "Free Will"(2012)을 얼른 읽고 나서는, 위의 Damasio 책과
P. U. Tse 의 "The Neural Basis of Free Will: Critical Causation"(2013)을
읽어 봐야겠다. "의식은 일종의 신기루인 것 같다"고 한 Douglas Hofstadter 의
"I Am a Strange Loop"(2007)도 더 이상 미루지 않아야 할 책이다.
의식이 신기루? 철학자 D. C. Dennett 의 "의식은 뇌의 한 다발 속임수다"보다는
비슷한 말이라 해도 한결 낭만적으로 들린다.
"마음 - 뇌의 문제에 관해서는, 오늘날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갖고 있는 거칠은
물질적 관점과도 그리고 종교적 관점과도 확연히 다른 새 관점을 사실들이
뒷받침할 세번 째의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그의 책 "The Astonishing
Hypothesis"(1994)에 결론처럼 쓴 Francis Crick 의 말이 옳다는 생각이다.
내 머릿 속에 하숙하는
자기가 바로 나라고
나를 혼란시키는
한 마리 파랑새,
나는 이러고 있어도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Alejandro Aravena (Chile 건축가, 건축계 최고의 상 Pritzker Prize 올해 수상자), 주말 주택.
(사진: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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