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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결미
    책 읽는 즐거움 2015. 8. 22. 01:32

     

    직선만이 간결한 건 아니다.

    수수해야 간결한 것도 아니다.

    간결한 게 다 단순한 것도 아니다.

     

    요 아래 '사진 일기' 포스트에 첫 사진으로 올렸던, 등 뒤에 있는

    책장을 지금 고개 돌려 보면서, 간결미의 즐거움을 느낀다.

    이럴 게 아니라 사진을 여기에도 올려야겠다.

     

     

     

     

    그런데 실은, 간결미를, 아니 그 이상의 어떤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기에도 옮겨 놓을 생각을 하게 한 건, 에피쿠로스가

    메네에세우스에게 쓴 편지글 "Epicurus to Menoeceus" 에

    나오는 아래의 구절이다. (번역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했다.)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은 죽음이 우리와 함께 있지 않고

    죽음이 왔을 땐 그땐 우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죽음은 ...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글에서 두 구절 더 옮긴다.

     

    "음식에 있어서 오직 많은 양만을 찾는 게 아니고 가장 맛나는

    (유쾌한) 걸 찾는 거나 바로 마찬가지로, 가장 긴 기간이

    아니라 가장 즐거운 기간을 추구한다.

     

    "철학할 나이가 아직 안 됐다거나 지나가버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행복할 나이가 아직 안 됐거나 지나가버렸다고

    말하는 사람 같다.

     

     

    바로 윗 구절을 타자하면서, 먹는 일과 섹스가 사람에게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쓴 (그렇게 쓴 의미를 떠나서, 아무튼 그렇게 쓴

    걸로 기억되는) 프로이트의 한 문장이 떠오르면서, 에피쿠로스는,

    기쁨(을 주는 것)이 선이라고 한 에피쿠로스는, 철학(하는 것)을

    이렇게나 기쁨과 행복으로 꼽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보통 사람들은 다 '생각하는 즐거움'을 안다, 그리고 즐긴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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