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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엽서
    짧은 글 2006. 11. 15. 12:24

    그대 생각하며
    첫눈을 기다리네

    지난 여름 활짝 웃던
    소녀 같기만 한 그대여

    눈 내리는 날
    사께 마시러 가자고

    첫눈만
    기다리고만
    있다네.

     

    12/4/04

     

            *            *              *

     

    내가 아는 어떤 젊은 여성이 자기는 사께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듣고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사께를 좋아한다고!

     

    나는 맥주는, 물 대신에, 물처럼 마시는 편이지만,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그래도 포도주는 좋아하지만 마실

    기회가 별로 없다. 마실 때는 위스키도 좋아하지만 갈증

    때문에 맥주도 마셔가며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소주나 한약 냄새가 나는 술, 인삼주, 고량주 같은 술은

    싫어한다. 또, 맑은 술, 찬 술이 아니면 싫어한다. 막걸리는

    지금껏 두 번 마셔봤고 사께는 마셔본 적이 사실상 없다.

     

    그런데 이 젊은 여성이 사께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는,

    혹시 어디 괜찮은 일식집에서 함께 마시는 자리가 있으면

    혹시 나도 사께를 좋아하기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 게 사실이다. 그런 자리의 가능성과 무관하게.

     

    "첫눈이 오면"이란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서 읽으면서

    사께가 떠올랐다. 이 젊은 여성이 윗 글과 관련있는 점은

    이 사께란 말 뿐이다. 아니, "지난 여름 활짝 웃던, 소녀

    같기만 한" 느낌도 그녀에게서 받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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