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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
너 하나
별 둘
나 둘좋아하는 시 100편쯤
싸인펜으로 정성껏 베껴 쓴
수채화용 작은 노트북
그 표지에 붙였던 제목입니다.
그 아래 "-- H 에게"라고도 썼던 것 같고요."현대문학" 같은 데서 읽은 조병화의 시나,
마지막 페이지에, 허영자의'백자(白瓷)'도 넣었던 걸 기억하고요.
H에게 준 아마 연말 선물이었을 겁니다..
아주 오래전 일을 떠올려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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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편지2017.05.28 09:56
그 "시집"이 지금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H에게......
그분은 행복하겠다 생각했습니다.
저 허영자 시인이 지난해 여름 '시인수첩'이 마련한 좌담회 "우리 시가 나아갈 방향 모색
―요즘 시가 해독 불가 수준의 난해함을 띠는 것에 당위성이 있는가?"에서
난해한 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기사를 보았고,
그 기사에 난 허 시인의 사진을 보고 얼굴도 아름다운 시인이구나 했었습니다.
"좋아하는 시 100편", "H에게"
그렇게 해보지 않은 것이 안타까워집니다.-
노루2017.05.28 22:25
ㅎ 80편쯤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어디 있으면 기적이고요.
68년 겨울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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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ia2017.05.28 22:24
별 하나
너 하나
별 둘
나 둘
그런 선물을 받은 H 라는 분운 참 행복하셨겠습니다.노루2017.05.28 22:39그때 더없이 행복했던 사람은 저였지요. ㅎ-
cecilia2017.05.28 23:17
참 그렇네요...
제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가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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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2017.05.29 10:43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면
댓글을 쓰지못하겠어요.
그 아름다움을 어떤 단어들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언어 너머의 감동을...
아,~~
!!!
시 보다 더 시같은...^^
'내가 아름다운 소설 한 편 읽은 건가?'-
노루2017.05.31 12:35
ㅎ ㅎ 아름다운 이야기라고요.
아름다웠던 것 하면 다 그녀가
어떻게 했던 것만 떠오르는데,
저도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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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2017.05.29 14:22
시를 두꺼운 노트에 베껴 써서
보물처럼 끼고 지냈던 시절이 생각 납니다
선물로 주고 받지는 못했지만요^^
H님 넘 행복하신 분
노루님 넘넘 행복하신 분...ㅎ-
노루2017.05.31 13:05
강변님 전에 그러셨다는 것,
전혀 놀랄 일이 아니네요. ㅎ
저는, 노트에 시를 베껴 쓴 거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요.
책을 읽는 거나 좋아했지 노트하는
것 같은 '수고'스러운 건 안 했거든요. ㅎ
강변님 포스트에서 '별' 글자를 본
순간 생각이 나길래, 누구에게 이야기한
적도 없는 얘기를 처음 써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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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2017.06.01 08:31
행운의 H님을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셨네요 ㅎㅎ
H님 덕분에 노루님께서도 1백편의 시를 필사하시고요 ,
두분 대단하십니다요.
약속드렸던 그림 출처를 다시 적습니다.
http://wallpapertvs.com/wp-content/uploads/2014/07/city-street-rain-painting-hd-wallpaper.jpg-
노루2017.06.01 23:22ㅎ ㅎ 데이트하는 젊은이들이 가끔 뭘 주고 받는
그런 일 중에 하나였을 뿐인데 ....
하여튼 48년도 더 전 이야기네요.
그림을 베껴 놓았습니다. 그런데, 숲지기님 포스트에서
본 것처럼은 아름답지가 않네요. ㅎ
마종기 시인의 "스페인의 비"가 함께 생각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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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선녀2017.06.13 16:29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역시, 노루님은 그랬을 거야...
그 분이 어떤 분이셨던 간에,
노루님은 바로 그런,
사랑으로 마음이 가득한 청년이셨다는 걸 보지 않았어도 믿겠음. ㅎㅎ
68년...나도 그 때, 딱 대학 1학년이었는데,
사랑같은 건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맹숭이었지요...ㅎ
근데, 이과를 하셨다니, 더욱 멋지셔요...^^-
노루2017.06.15 13:12
다른 면에선 못 그러는 편인데도 데이트 신청은
시간(날자) 안 끌고 어색하게든 어떡하게든 하고
봤었지요. 그랬더니 다 O.K. 더라고요. ㅎ
좋은 사람 안 좋아하고는 못 배기는 탓이었을 거예요.
해선녀님 69년 때 이야긴가는 블로그 포스트에서
읽었지요. '사랑과 학문을 동시에' 였던 것 같던데요. ㅎ
공대 캠퍼스에 교양과정부(?)가 69년엔 있었는데
68년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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