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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Nemerov의 시 "데이비드에게 그의 교육에 대하여"시 2023. 3. 18. 01:10
. Howard Nemerov의 시 "To David, About His Education"를 두 주 전 The Writer's Almanac에서 읽고, 새삼 '평이한 시'를 읽는 그 평이함 또한, 마치 내가 단순한 호밀빵을 좋아하듯, 좋아지는 것을 언급하고 싶어 이 시를 포스팅할 생각을 했다가 평이하면서도, 어떤 이들이 강조하는, '은유'가 박힌 게 잘 드러나는 시가 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어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내게는 이 시 전체가 한 재미나는, 은유가 아니라면, 메타포로 읽힌다. 번역은 그냥 통역하듯 했다. 데이비드에게 그의 교육에 대해서 / 하워드 네메로프 세상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것들로 차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찾아내려면 마음의 눈이나 코를 책에 들이미는 방법밖에 없다, 에버레스트 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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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키부츠 데이트"시 2023. 3. 11. 09:01
. Kika Dorsey의 시집 "Occupied" (2020)는 Smoky Hill Library 라운지에서 눈에 띄어 산 책이다. 시집은 라운지에서 대강 읽어보고 두세 편 사진에 담아 오기나 하고 잘 안 사는 편인데, 이 시집은 좀 천천히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Vienna Is A Broken Man"과 "Daughter Of Hunger"라는 큰제목 아래 각각 스물한 편과 스무 편의 시로 되어 있는데, 정신병으로 비엔나에서 창문에서 뛰어내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굶주리며 자라고 치매로 말년을 보낸 어머니를 생각한 제목으로 보인다. 이 시집 앞표지 안쪽에 시 "Kibbutz Date"와 그 아래에, 두 줄로, '11-25-21'과 '12-4-21' 두 날자가 인쇄된 쪽지가 끼여 있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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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nne Moore의 시 "시" 외 세 편시 2023. 2. 26. 12:29
. Smoky Hill Libray 라운지에서 "The Complete Poems of Marianne Moore" (1967)를 발견하고 한 시간쯤 읽어보다가 시 네 편을 일단 카메라에 담아왔다. "Values in Use"와 "To a Snail"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다른 책들에서 전에 읽은 적이 있는, "Poetry"와 "I May, I Might, I Must"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Poetry"는 전문이 단 세 줄이긴 하지만 내가 전에 읽은 서른 줄짜리의 다른 '버전'이고, 어쩌면, 시인이 1972년에 84세로 별세하고 이 책이 1967년에 나온 걸로 봐서, 그 최종 수정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맞다. Robert Pinsky: Marianne 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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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시시 2023. 2. 18. 15:04
. 세 편의 시에서 다 시의 대상에 대한 시인의 정이 우선 느껴져서, 그래서 정이 간다. 어제 읽은 시는 (1975년 등단) 김은자 시인의 "아, 평화롭게." (2004년에 등단한, 재미 김은자 시인의 시도 읽어봐야겠다.) 아, 평화롭게 / 김은자 너에게 꽃을 주리 내게 아직 그런 향기로운 것이 남았다면 아침마다 새로 빛나는 네 머리칼에, 그리고 또 네게 꿈을 주리 서른 살 마흔 살에도 이루지 못하고 곤쟁이 젓처럼 푹 삭아서 이제 그것이 무엇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그러나 네 가슴에서 봄언덕의 풀꽃더미처럼 확 피어날, 그리고는 내게 남은 최후의 것, 마지막 눈물의방울을 네 고운 목에 걸어주리, 지워지지 않는 추억과 길 위에서의 긴 기다림 기다리는 자의 쓰린 목마름을 모두 네게 맡기면 비워진 내 뼈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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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근의 "시시각각 時詩各覺 - 42"에서시 2023. 2. 10. 02:30
. 내 블로그 에 연결시켜 놓은 주간신문 은 가끔이나 들어가 읽게 된다.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 발간하는 신문이다. 거기 연재되는 은, 시인에게서 찾아보기가 그리 흔치는 않은, '관심 가는 시사'와 세태에 관한 글이다. 를 여는 짧은 시의 그 단순 명료한 논리(맞든 안 맞든)와 스타일이 좋아서 여기 옮긴다. 문재인은 노무현이 죽는 것을 보았고 나경원은 조국이 피 흘리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국민은 박근혜가 끌려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겁을 먹어도 국민은 겁먹지 않는다 정치인은 겁을 먹어도 정의는 겁먹지 않는다. 역사는 겁먹지 않는다. 출처 : 《춘천사람들》 -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http://www.chunsa.kr) (시 해석은 독자 마음이다.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Sarah Huck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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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내 블로그에서시 2023. 1. 30. 12:47
. 오늘은 이 아침 내 블로그에서 공짜로 읽으며 즐기는 것들의 일부 흔적을 여기 남겨 놓자. ▶ 에서 임보 시인의 시 "고행"과 이생진 시인의 시 "아내 모르게 -- 마라도 12"와 "관음보살 -- 마라도 13"을 읽는다. 나는 방심(放心)의 목장에서 내 육신을 방목(放牧)한다 육신을 팔아 천국의 티켓을 사려는 어리석은 고행자들이여 -- 임보, "고행" 부분 부처님 앞에 연꽃이 너무 화려하구나 복전함도 섬에 비해 너무 크고 모두 사람의 욕심이겠지 -- 이생진, "관세음보살 -- 마라도 13" 부분 ▶ 을 클릭한다. 그리고는 거기 "Original Text..."를 클릭해서 Emily Dickinson의 시 "Going to Heaven"을 읽고 나온다. I'm glad I don't brlieve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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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Joyce의 시구시 2023. 1. 26. 08:51
. A child is born, An old man gone. Father forsaken, Forgive thy son. 연말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 달 반 후에는 손자룰 얻고서 쓴 James Joyce의 시 "Ecce Peur (이 소년을 보라)"에 나오는 시구다. 스물여섯 때 읽은 이 시의 일부를 Samuel Beckett은 50년 후에도 암송했다고 한다 -- James knowlson, "Damned to Fame: The Life of Samuel Beckett"에서 읽었다. 위에 인용한 저 구절을 난 언제까지 기억할지 모르겠다. 원문이 기억하기도 쉽고 좋지만, 대강 또 번역하면: 아이가 태어났다,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 찾아뵙지 못한 아버지, 이 아들을 용서해 주세요. 탄천 위 사진은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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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의 시시 2023. 1. 21. 06:26
. 내 블로그에 연결시켜 놓은 에 들어가서 임보 시인의 "천국의 문"을 읽는다. 거기 에서는 시 "아내의 거울"을 읽는다. 이 두 노시인의 시를 읽는 것은, 마치, 아침 산책길에 우연히 또 만난 시인이 건네주는 이런저런 얘기를 편하게 듣는 느낌이다. 그게 좋아서 전에는 이생진 시인의 홈페이지를 연결시켜 두었었는데 그 홈페이지가 변했다. 임보 시인의 홈페이지에서 두 시인의 시를 함께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아내의 거울 / 이생진 나는 지금 떠나려고 구무럭거리는데 아내는 거울 앞을 언제 떠나려는 것일까 시집왔을 때처럼 70이 넘은 나이에도 거울 앞에 앉아 있으니 내가 떠난 뒤에도 아내는 거울 앞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아내의 화장은 나 때문이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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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imic이 다시 고쳐 쓴 "Late Arrival"시 2023. 1. 17. 02:23
. Charles Simic의 시 "Late Arrival"을, 이번에 다시 도서관에서 빌려다 본, 2013년에 나온 그의 시집 "New and Selected Poems: 1962-2012"에서 읽고서 한두 시구의 표현이 재미있기도 해서 번역, 포스팅해 볼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원문을 'link' 시키려 찾아낸, Poetry (Oct. 1993)에 발표된 "Late Arrival" ('원본'이라고 부르자)에서는 앞에 말한 시구들의 표현이 다르다. 원본과 수정본을 함께 읽어보니, 시인이 이 시구들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에 대한 내 느낌에 더 신뢰가 간다. 그리고 그런 각도에서 수정본이 원본보다 더 나은 것도 분명하다. 어떤 식으로 수정이 이루어졌는지를 보는 것도 시 이해에 도움이 된다. 수정본의 첫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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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imic의 시 세 편 더시 2022. 12. 26. 07:05
Charles Simic, "No Land In Sight: Poems" (2022) 노시인(38년생) 찰스 시믹의 최근 시집들에서, 그가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간단히, 자주 유머스럽게, 적은 짧은 시들을 읽는 것은 특이한 즐거을 준다. 이 시집에 실린 73편의 시 중에서 여섯 편은 the New Yorker 등에서 읽고 이미 이 블로그에 번역, 소개한 걸로 기억한다: "November," "Could That Be Me?" "There Is Nothing Quieter," "Windy Day," "Left Out of the Bible," "The Wind Has Died." 이 시집에서 "I Watched the Wind," "First Thing in the Morning," "My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