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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게 시간의 맛이 나는 사과시 2020. 10. 5. 02:45
밝은 녹색에 둘러싸인 초가을 아침 뒤뜰이 빛으로 가득하다.
물푸레나무의 노란 잎새들과 능금나무의 작은 갈색 잎새들이
저마다 반짝이며 환한 빛을 낸다. 어린 빨간단풍나무의 몇 안
되는 잎새들도 은은한 붉은 빛을 보탠다.
9월의 마지막 날도 시월의 첫날도, 오늘까지 엿새째 아침마다
창가에 앉아, 빨간단풍나무만 뺀, 같은 그림을 내다보면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곤 했었다. 이제 보니 그때마다 난,
SUZANNE BUFFAM 의 시 "The New Experience"의
시구처럼, 그저 "달콤하게 시간의 맛이 나는 사과" 한쪽을
즐겼던 것 같다.
아래는 대강 번역해본 "The New Experience" 부분이다.
바람이 숲을 벗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살아있는 마지막 흰표범이 흙 먼지 속을
어슬렁거리는 걸 나는 보았다. 경험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해볼 만한 어떤 것도 해볼 만하지 않다는 걸
다만 경험만을 위해서라면.
달콤하게 시간의 맛이 나는 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다.
어제(일요일) 오후 Holly 테니스 코트 옆. ---------------------------------------------------------------------
eunbee2020.11.12 11:30따스함과 다정스러움이 베인,(배인, 오타 정정^^)
반짝반짝 빛나는
이 페이지의 '그림'이 좋아
들를 때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안겨 와
한동안을 머물다 가곤 하지요.^^-
노루2020.11.13 02:21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러나 표현하고픈,
그래서 누가 그 비슷한 거라도
표현해 놓은 걸 읽는 게 즐거운,
그런 것들을 자주 만나지요.
그래서 시인들이 끙끙대주는 게 고맙고
그래서 시 읽는 맛이 있고요. ㅎ
그런데 그 표현할 수 없는 게 '기쁨'이라시니
기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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