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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의 그림에 써넣은 바쇼의 하이쿠 한 수
    2022. 5. 12. 12:34

    Matsuo Bashō 가 Morikawa Kyoriku 의 그림에다 써넣은 하이쿠

    있는 것을, Makoto Ueda 가 영역한 "Quietely, quietly"가 그것인 것을,

    이번 주, David Damrosch 의 (문학 에세이집) "Around the World

    in 80 Books" (2021)에서 처음 읽었다. 알고 보니 Robert Hass 는

    "A petal shower"로 번역했다.

     

    Makoto Ueda 번역:

     

         Quietly, quietly

         Yellow mountain roses fall –

         Sounds of the rapids

     

    Robert Hass 번역:

     

         A petal shower

         of mountain roses,

         and the sounds of rapids.

     

    (일어를 모르는 나는) Ueda의 영역을 번역해본다:

     

         살픗 내리는

         노란 황매화 꽃잎 --

         살여울 소리

     

    산장미는 들장미와는 다른 건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일어 원문의 우리말 번역이 궁금하다. 영역의 어설픈 내

    한역이 얼마나 뚱단지 같을지 재미있을 것 같다. (일어를

    아시는 분이 좀 번역해주셨으면.)

     

    (PS: 여름하늘님의 원문 번역으로, 'mountain rose' (때로는

    'yellow rose'로 영역된 꽃이 황매화인 걸 알게 되어서 내

    번역에서도 '산장미'를 '황매화'로 바꾼다.)

     

    일본어 원문:

     

         ほろほろと山吹ちるかたきのおと

     

         horo horo to

         yamabuki chiru ka

         taki no oto

     

     

     

     

    Haiku poem and painting: Morikawa Kyoriku, painting; Matsuo Basho, calligraphy

    (사진: wikimedia)

     

     

     

    • 여름하늘2022.05.12 15:39 

      '팔랑팔랑 황매화 꽃잎이 흩날리는 소리'
      라고 저는 번역을 했습니다 ㅎ
      매화 꽃잎이 떨어지는 풍경이 눈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 노루2022.05.12 23:17

        멋지네요!
        'horo horo to'가 '팔랑팔랑' 흩날리는 소리'라고요!
        'mountain rose'라고 해서 그런 꽃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도 했거든요. 여름하늘님 번역을 읽으니 미국
        시인 Robert Hass 가 더 원문에 가깝게 영역한 것 같네요.
        'taki no oto'는 일어 원문에서 마지막 몇 글자를 읽은
        건가요? 이 마지막 줄도 번역해 주세요.

        여름하늘님 번역과 Hass 의 번역을 읽으면 원문이,
        소리없이 꽃잎이 흩날려 내리는 것과 급류나 폭포의
        세찬 물 소리를 대비시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Damrosch 는, Ueda 의 영역에서, 급류에 내려서
        떠내려온 산장미 꽃잎이 폭포로 떨어지는 걸 연상하면서
        그 꽃잎을 인생 무상의 이미지로 읽더라고요.

        여름하늘님 고마워요.

      • 여름하늘2022.05.13 09:49 

        황매화는 이미지를 검색 해보니
        나무가 보통 매화나무보다 키가 작고 꽃잎은 크니
        팔랑팔랑 이라는표현보다는
        노루님의 표현대로 살풋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번역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살포시 내려앉는
        황매화
        떨어지는 폭포소리

        조용하게 꽃잎이 내려 앉고 있는데
        산을 울리는 듯한 폭포소리는 참으로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포수에 떠내려가는 꽃잎을 보며 인생무상의 이미지를 뜻한다는
        노루님의 말씀을 을 듣고 보니
        저렇게 짧은 하이쿠가 전해주는 멧세지가 엄청나구나 하는 생각에
        큰 감동과 재미를 느꼈습니다.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루님

      • 노루2022.05.13 12:29

        저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yamabuki(황매화)는 장미과에 속하고 학명은 Kerria japonica 인데.
        'Kerria japonica'는, 문자적으로, ‘mountain breath’ 또는 ‘mountain
        breeze’를 뜻한다네요. 그리고 보통 ‘yamabuki’를 ‘yellow rose’ 나
        ‘mountain rose’로 번역한다고요.

        그리고 역시 '폭포'네요. 두 영역본에 다 'rapids'(급류)라서요.
        제가 '살픗 내리는'이라고 한 건, 우리말로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만, 이왕이면 5-7-5 에 맞춰보려고요. ㅎ

        덕분에 황매화인 것도 알고 이 하이쿠를 더 잘 이해하게 됐네요.
        제 번역도 바꿔야 하겠고요. ㅎ

        여름하늘님의 번역은 저는 둘 다 좋은데요.

        그런데 움률은 역시 원문이지요!!
        여름하늘님은 원문을 그대로 읊으시며 즐길 수 있으시니요.

      • 교포아줌마2022.05.18 00:43 
        ほろほろ
        호로호로 뜻을 찾아보다가

        '하느적하느적 나비 춤추운다
        하나씩 두울씩 꽃 떨어어진다'

        어릴 적 부르던 자장가 구절이 생각났어요.

        이 시와 분위기가 닮은 것 같아요.

      • 노루2022.05.18 01:18

        맞아요, 교아님!
        그런 분위기지요. 머릿속에서는 '소리없이 내려읹는'
        꽃잎을 묘사하는 한두 단어가 나오려고 하는 것 같은데도
        막상 생각은 안 나더라고요. '하늘하늘'이나 '살포시'는
        생각나고 '하느적하느적'은 안 떠오르고요. 그러다 일어를
        아시는 여름하늘님의 '팔랑팔랑'을 읽고는 역시 소리없는
        동작을 나타내는 말인 건 맞구나 했지요.

    • 숲지기2022.05.13 06:04 

      오, 멋져요.
      하이쿠 느낌이 찐하게 옵니다.
      다만 저는 들장미에 더 기웁니다.
      괴테의 들장미 Roeslein auf der Heiden 생각이 납니다.
      고등때 음악교과서에도 있었죠.

    • 숲지기2022.05.13 06:28 

      그림을 이제 보았는데, 장미이파리가 아닙니다.
      아무리 일본장미일지라도 장미잎은 5장, 들장미는 5장 혹은 7장입니다.
      하긴요, 바쇼가 장미라면 장미가 맞죠 ㅎ

      노루2022.05.13 23:01
      황매화를, 보통, 'mountain rose'로 번역한다네요.
      진작에 일어 원문의 단어 뜻을 알아봐야 했었는데,
      아무튼, 이제는 알고 나서, 외워진 원문 하이쿠를
      읊으니 훨씬 시답고 재밌네요. ㅎ

      호로 호로 토
      야마부키 치루 카
      타키 노 오토

    • 눈부신햇살2022.05.13 09:13 


      오, 여름하늘 님의 번역도
      노루 님의 번역도 다 멋집니다.
      그림도 멋지고요.
      황매화는 제가 사진을 올려주고 싶어지네요.
      검색하니 장미목>장미과> 황매화속 이라고 뜨네요.
      분포 지역이 한국, 일본, 중국이라고 하고요.
      4,5월이 개화기여서 요즘 신정호 돌며 자주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나 공원에 조경수로 많이 식재하고 있어요.
      노란 홑꽃잎이 황매화, 겹꽃잎이 죽단화 또는 겹황매화 라고 불러요.

      • 노루2022.05.13 23:26

        황매화 사진 올려주세요. 아니 벌써 어디 신정호 사진에 들어가
        있나, 한번 찾아볼게요. ㅎ

        장미과라고 하셔서,그렇구나, 하고 저도 찾아보니 황매화의 학명
        'Kerria japonica'가 '산의 공기나 살랑바람' 같은 뜻의 말이라네요.
        그래서 'mountain rose'라고 부르나 보다 했지요.

    • Chris2022.05.13 13:12 

      그림을 보니 조금더 이해가 되네요.
      하이쿠
      촌철살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나?
      극도로 정제된 시가 주는 느낌이 강렬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 노루2022.05.14 00:03

        하이쿠 시집을 한역본은 안 갖고 있다 보니 이래저래 하이쿠는
        주로 영역으로 읽게 되는데, 뜻은 한역이 원문에 더 가깝기
        쉬울지 몰라도, 리듬이나 절제의 면에서는 영역본이 오히려
        더 재밌게 읽히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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