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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Simic 의 시 "셋방 있습니다"시 2022. 9. 5. 07:13
Charles Simic 의 짧은 시들을 이 블로그에 벌써 대여섯 편은
올린 것 같다. 주로 뉴요커(잡지)에서 읽은 것들이었는데, 뉴요커
최근호(6/13/2022)에도 그의 여섯 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번에는
그중 한 편 "For Rent"를 번역해본다.
셋방 있습니다
찰스 시믹
볕 잘 드는
크고 깨끗한 방
그리고 당신의 하소연을 들어줄
바퀴벌레 한 마리.
김용택 시인의 시 "농부와 시인"에 대해 김은자 시인은 (김은자
엮음, "아름다운 사람"에서) "시를 어렵고 별난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시는 뜻밖의 기쁨을 준다"고 썼다. 쓸데없이
어렵거나 별나게 쓴 것 같은 시는 나는 시로도 안 여기는 편인데,
아무튼, 찰스 시믹의 이 '쉬운' 시는 내게 '뜻밖의 기쁨'을 준다.
나의 미국 유학 초기 시절을 떠올리게 해줘서다. 세 집이 무척
친해서 거의 주말마다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우리 분위기는
늘 밝음과 따스함과 유머였던 거로 기억한다. 우리 집의 경우,
정부로부터 '식품구매권(food stamp)' 도움을 받던 시절이었다.
Hopper, Cape Cod 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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