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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잘 안다
외롭거나 힘든 땐
그리워한다
Edvard M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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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2012.07.30 07:38
어느해 겨울
눈이 하염없이 흩날리던 날
뭉크의 특별전을 보기위해 파리 마들렌느성당 부근의 갤러리에 갔지요.
뭉크는 어둔빛으로 갤러리 온사방에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그리움...
그림속의 빛의 역할처럼
우리 삶에 드리워져있는 숨은 보배는 아닐지요.
현존하는 모든 것들을 눈에 들게 하는 빛 같은....-
노루2012.07.31 01:42어둠 속에서 더 어두운 어둠에 빠질까, 보정해주고 보상해주는 것 같은,
저 그림 속의 빛의 역할, 숨은 보배, 맞는 것 같아요. 표현을 참 잘하세요.
힘들다고 느낄 때 그 느낌을 덜어주려고 우리 뇌가 간단히 꾀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상상 아닌가, 하는 빤한 얘기를 새삼, 그것도 한 줄도 채 안
되게 (그것도 세 토막을 내서 ㅎ) 써놓고서는 안 되겠다 싶어 뭉크를 같이
올렸지요. 그저, 본문은 꼬리표(tag)처럼 여기고, 여기 댓글들을 함께
읽어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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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2012.07.30 12:25
그리움...이 커지는 요즘,
그럼 전 외로운건가요?!
뭐든지 될수있으면 무심하자 하는데
돌아서 짚어보면 깊은 마음은 늘 그럴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리운것들은 더 많이 있을테고...
뭉크의 그림은 때로는 너무 절실해요.
절실함이 너무 드러나면 때로는 외면하고픈...-
노루2012.07.31 03:14
회상, 그리움, 종교, 이런 것들을 우리 뇌의 기능과
역할이라는 관점으로, 특히 요새 자꾸, 보게 되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왜 갑자기 저 날 저런 걸 쓰게
됐는지. ㅎ ㅎ 어려운 처지에서는 역시 담담한 태도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고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도 뭉크의 저 그림은, 창 밖 파란색과 요 위
eunbee 님도 지적하신 '빛'으로 해서,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느낌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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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2012.07.30 18:24
뇌가 잘 안다. 외롭거나 힘들 땐 그리워한다...
노루님은 외롭거나 힘들 땐 누구를 그리워하시는지 궁금해요.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는 필요하겠지요? 저는 외롭거나 힘들 때 누굴 그리워하는지 생각해봤어요.-
노루2012.07.31 08:13
힘든 때 딴 생각을 해서 잊으려 하거나 그냥 담담히(또는 덤덤히?) 무심하려고 (동물처럼?)
하는 것들이, 힘들다는 생각에 맥을 놓지 않게 하려는, 우리 뇌의 준비된 반응인 거 같다는 것,
굳이 말할 필요도 걸 썼다는 생각이 지금은 들어요. 참 내 ...
외로워하지는 않는 편인 게 그러기 이전에 늘, 생각나는 좋은 사람들이 -- 누구랄 것 없이 --
있어서가 아닌지 모르겠어요.
힘들다고 느끼는 때는, 사실, 누구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요. 젊지가 않아서 그런가. 그러고 보면
'그리워한다'고 할 것도 아니네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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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2012.08.01 00:03
추억, 그리움, 희망, 문학, 철학, 종교, ..., 꼭 필요한 것 같지 않은 생각,
그런 게 다 '그리워하는' 거라고 생각 해 버릇 하다 보니, 그래서도 달랑
세 줄이었는데 ....
본문을 세 배로 늘렸습니다.
힘든 때 누굴 그리워하는지 궁금하시다는 헬렌님 댓글에, 하마터면 누구
누구라고 차례 대로 대답할 뻔했네요. ㅎ ㅎ-
헬렌2012.08.01 23:03
저도 하마터면 힘들 때 누굴 그리워하는지 차례대로 쓸 뻔 했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이... 저도 답이 없습니다ㅎㅎ.
오히려 힘들고 외로울 땐 아무도 생각이 안나고 그저 가만히 있어요.
그냥 가만히 시간속에 나를 놓아놓고 있다보면.... 어느새 일이 다 끝났어요.
그런데 이게 다 우리 뇌의 준비된 반응이라는 말씀이죠? -
노루2012.08.02 09:44
다시 원래 본문으로 돌렸습니다. 꼬부랑이 새끼 호박처럼, 보다 보니
오히려 그래서(불쌍해서?) 더 귀엽게 보게 된 거 같아요. ㅎ ㅎ
휴우 ~.
힘든 걸 넘기려면 아무래도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요.
뇌는 다음 순간을 위해서 항상 스스로를 업데이트 시키고 있다고들
하지 않나요? 사실, 뇌를 말한다는 게 자기가 자기 생각을 생각하는,
뭐 그런 격이라 좀 어지러워지는 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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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2012.08.02 03:02
뭉크의 그림이 참 좋습니다.
창을 통해 햇살을 받은 계단도 멋진 그림 소재가 되는군요.
저는 요즘 (이상하게) 헛헛한 느낌이 뇌에 스며 들어서...
거기에 얇은 커튼을 덮느라, 혼자 애쓰고 있던 중이랍니다.
아주 가끔, 도대체 뭘하고 사는지, 알딸딸할 때가 있어요.-
노루2012.08.02 05:16
뭉크의 저 그림을 복사해 놓을 때 뭐가 급했는지 제목으로 그림
화일 이름 붙이는 걸 잊었어요. 언뜻 괜찮을 거 같아서 올렸는데
몇 번 보다 보니 더 좋아지네요.
오뉴월 감기도 아닌 헛헛한 느낌, 그거 안개처럼 얼른 사라지고,
늘 따뜻하고 아늑하고 밝은 느낌으로 가득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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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공주2012.08.14 23:04
밖은 찬란하게 밝건만 실내는 좀 어둡군요,
너무 어두워 사람인지 물건인지
창가에 팔괴고 밖을 내다 보는거 같은데....
내 눈에 그렇게 보였나요?
그사람 마음에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그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바라보는 나도 아무생각이 안나네요.
그저 나도 한순간 저러고 있고만 싶은 .-
노루2012.08.15 03:07
은하공주님 보신 게 맞네요. 이제야 좀 제대로 보여요.
옆에는 소파인 것 같고요. 처음 본 순간은 피아노가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 jamie 님의 계단도 아닌 것 같고,
그냥 분위기나 느끼지, 그랬거든요.
이렇게 들려주신 것도 고맙고 그림을 제대로 보게 해주신
것도 고맙네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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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이河河2012.08.15 08:23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뇌가 반응하는 것에대한 행동이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요
웅크리고 앉아 밖을 내다보는 저 모습은 뭉크이며 나 입니다
두려움 반 ...희망 반....-
노루2012.08.15 09:09
소연님 말대로입니다. 바로 '나'네요.
일상의 힘듦 정도엔 뇌가 꾀를 내서 그리워하기도 하고
무심한 양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갑작스런 쓰나미 같은
근심이나 두려움 앞에선 뇌도 정신을 놓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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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2012.08.20 17:49
네
왜 전 이제 나이가들어가니 환(~)한그림이 좋아요
획교다닐때는 뭔 철학가인냥 어둠이나 추상적인것들을 많이 그렸는데
이젠 그냥 우리뜰에있는 꽃과 자연을 주로 그립니다
절 그냥 행복하게해주지요
주로 우리의꽃 백일홍 봉숭아 과꽃 해바라기 그리고 양귀비등등
그냥 저가 그림앞에 좋아요 (빵긋)-
노루2012.08.21 00:34
아, 그러니까 생각나네요.
베로니카님 블로그에서 한옥 게스트하우스 하록당 소개글
읽으면서 본 베로니카님의 그림, 오렌지빛 탁자 위 푸른빛 도는
흰 화병에 꽃혀있는 열여섯 붉은 꽃송이 그림. 그림이 좋아서
나중에 (그때 아마 아침 운동 약속 때문에 나가야 했는지) 댓글
달아야겠다고 하고는 잊고 있었네요.
그 그림에선 특히 그 오렌지색이 따뜻한 느낌, 전체를 안정시키는
느낌을 받았어요. -
베로니카2012.08.22 00:28
아
노루님 눈이 참 좋으세요 (ㅎㅎ)
기억을 잘하시니 너무 고맙다는..,,,
네 전 오랜지빛을 참좋아하고 붉은색 태양빛 황혼의빛을 (즐)겨쓰지요
화사하면서도 그냥 절 기분좋게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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