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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선수처럼
    짧은 글 2012. 9. 21. 00:52

     

     


    좋은 길 fairway 벗어나지 않으려 해도

    험한 데 rough 떨어지고

     

    푸른 잔디 green 겨누어도

    모래 웅덩이 bunker 빠지고

     

    잘 나가다가도

    도랑이나 호수 위험한 데 hazard 퐁당

     

    하필 내 차레에

    살랑이던 바람이 돌풍으로

     

    그런 일이 다반사건만

    골프 선수는 웃으며 말한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건

    어찌할 수 없는 것

    최선을 다해서 내 경기를 할 뿐

     

    지난 주엔 좀 쩔쩔맸지만 그게 골프

    이번 주는 다 잘될 것

    최선을 다하고 골프를 즐길 뿐

     

    인생으론 아직 어린 선수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한다

     

     

    요새 와서 더욱

    이렇게 살아야지 다짐하게 되는 것

     

    어, 골프 선수들은 매주 경기에서

    그렇게 살고 있네

     

     

     

     

    [사진]  로얄 리버풀 골프 클럽에서 열린 Women's British Open 2012

    신지애 우승 (박인비 2위, Paula Creamer 3위, 류소연 공동 5위, Lydia Ko 공동 17위)

    (맨 아래 3장은 www.lpga.com 에서,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경기를 보며.)

     

     

     

     

    박인비

     

     

     

     

     

    Paula Creamer

     

     

     

     

     

     

     

     

    신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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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nbee2012.09.21 05:50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더니, 교수님의 골프에 관한 시를 읽으니
      골프야말로 영락없는 인생길 축소판이네요.
      예기치 못한 일,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항상 거기 있었던 벙커나 러프, 해저드는 염두에,계산에 넣고
      있어야 하는 것, 날씨처럼 내가 어쩔 수 없는 많은 변수들도 그것대로 인정해야 하고.

      나이 어린 골프선수들이 그러한 일들을 매게임마다 겪고, 그것을 인정하고 감수하고..
      최선을 다하고, 게임을 즐긴다는 말을 할줄 아니, 골프를 하며 인생을 배우고 있네요.

      인간도처 유교훈입니다.ㅎㅎㅎ

       

      • 노루2012.09.21 11:32

        선수들이 불리한 기상조건이나 불운을 탓하는 걸 못 들어봤어요.

        엉뚱하게 남의 탓, 무슨 탓 하는 일들만 줄어들어도 세상은 그만큼
        더 밝아지고 유쾌해지겠지요.

        삶을 산(오르기)에 비유하기는 잘 하곤 했는데, 골프는, 내가 안 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그저 골프였거든요. ㅎ ㅎ

         

        헬렌2012.09.21 17:59 

        ㅎ저는 얼마전에 아들하고 고스톱 치면서 와~ 화투판에 인생이 다 들어 있었네..했어요.
        패를 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상대 패를 읽으려 애를 쓰고, 좋은 패를 가지고도 웃으면 안되고(숨기고)
        좋은 패를 가진다고 반드시 이길 수 있는게 아니라는.. 변화무쌍하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우리네 인생 같았어요ㅎ
        좀 야비한 걸 많이 배워서 그렇지..ㅎ
        노루님이 쓰신 골프에 관한 글은 골프를 모르는 저지만 그게 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선수가 저런 말을 했다니.. 골프 아니라도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네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남을 원망하지 않는것.. 그냥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어린 선수한테는 힘든 일일텐데요.
        무슨 일이든 잘못하면 꼭 남탓을 하고 보는 것도 습관인 것 같아요. 본인이 문제 해결력이 부족하면 더욱 그런 것 같고요.
        테니스를 좋아하는 노루님은 테니스 안에서도 인생을 보실 것 같은데요^^
        가령....인생은 주고 받는 것이다.... 너무 단순하지요? 제가 이래요ㅎㅎ

        • 노루2012.09.21 22:32

          실은 여자 프로 골프 선수들이 거의 다 어리지요.
          30대 초면 '늙은' 선수에 속하니까요.

          고스톱에서 보여지는 '내 삶의 자세'가 어떤 걸까?
          그런데 크게 빗나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전에도 썼던가요, 죽는 것 보다는 차라리 잃는 게 낫고,
          그러니, 스톱보다는 '고!,' 청단 푸른 띠 한 장도 안 들고도
          청단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요.

          ㅎ ㅎ 테니스 시합에서 인생을 보는 헬렌님의 눈은 나보다
          한 수 위네요. 나는 그저 '게임은 끝나게 되고 그러면 코트를
          비워주고 나가는 것' 정도로나 생각하는데요.

          우리 삶도, 테니스처럼, 끝날 무렵이 한창 재미가 더하면
          좋겠어요. ㅎ ㅎ

           

    • 호박꽃의 미소2012.09.23 00:54 

      실내스포츠 인데다가
      다양한 조건의 환경에 부닥치는것을 볼 때면
      마치 우리의 인생사 같은 느낌이 듭니다.

      골프선수들은
      힘이 좋고 허리도 유연해야 하고 모두 체력이 좋아야 해서 그런지
      모두 푸짐한 모습들이네요.

      • 노루2012.09.25 11:05

        특히 골프가 더, 어떤 체형이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하지 않은 스포츠 아닐까 싶어요.

        신지애 선수만 봐도, 꼭 장타를 날릴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같은 각도로 삐딱하게 치면 장타일수록
        오차가 더 커지기도 하고요.)

        올해 가장 안정적으로 잘 치는 LPGA 선수 중 한국 선수는 박인비,
        신지애, 류소연인 것 같아요. 올해 남은 경기도 기대가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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