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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치우며 살다
    짧은 글 2013. 4. 15. 01:41

     

    치운다는 건

    한쪽으로 모아 놓는 것

    삼킬 수도 없고 소멸될 리 없는 것들

    그쪽으로 몰아 넣는 것

     

    치우고 산다는 건

    그쪽을 쳐다보지 않는 것

    그렇게라도 잊고 지내면서

    밝게 사는 것

     

    누구는 고해성사, 누구는 산에 가서

    마음 비운다는 데

    난 그저 방 치우듯 마음 치우며 사네.

    나중 재가 되면 어차피 다 거름일 터.

     

     

     

    -----------------------------------------------------------------------------

     

    • eunbee2013.04.15 15:55 

      아, 무슨말씀인지 알 수 있기에
      알면서도 나는 그것이 안되기에
      더욱 마음에 와 박히는....

      어제는 온 파리가 살맛났습니다.
      날씨가 화창하고 따스해서.
      오늘은 다시 꾸무리입니다.

      이 들끓는 마음을 어떻게 치워두고 지낼까요.
      그러고 싶은데, 그것 또한 훈련인가요.
      도 닦임의 정도인가요.

      치울 게 너무 많은 것도 아닌데, 그 한 짐 져내버리는 것이 이리도 쉽잖아요.
      교수님!!

      • 노루2013.04.17 07:18
        "다 잘 할 수는 없어."
        "중요한 실수를 좀 했지. 지나간 게임이야.
        프로도 중요한 게임에서 실수 하는데."
        "항상 '앞으로 잘 해야지'면 되는 거야."

        무슨 도를 닦으려는 야무진 마음 가짐이 아니라,
        이를테면, 내가 잘하지 못한 것들은 기억의 방에서
        좀 치워 놓고 사는 게 나쁘지 않다는 .... ㅎ

        그런데, 삶은 아마츄어 게임인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게임에 뭐가 걸려 있다기 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긴다는 면에서요.

        뇌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관리할 권리도,
        어느 정도 능력도, 있는 것, 맞겠지요?
    • 호박꽃의 미소2013.04.16 12:46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살림살이라,
      남편의 거처에 오면
      비우는 연습,
      실행하는 곳이라 할까요.

      언젠가 떠나 가야 할 곳이라
      늘 치우고 버리고...
      집착을 멀리 하려 합니다.

      마음에서도 덜어내고...
      젊었을적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 노루2013.04.17 10:00

        불필요한 것들에 신경 안 쓰면
        어쨌든 그만큼 더 자유로우니까요.
        그래요, 나이 들면서는 더 너그러워지고
        대범해질 수 있는 게 좋지요.

    • 헬렌2013.04.17 23:19 

      마음을 치우다. 한쪽으로 밀어 놓고 쳐다보지 않는다..
      방만 치우는게 아니라 마음도 치울 수 있는거였네요!
      마음 치우다. 저도 마음 치울 일이 생기면 그렇게 해야겠어요. 참 좋은 방법이에요.

      고립되어 살아가다보니 많은 인연들이 저절로 무디어가고 있어요.
      열번 오던 편지도 한번 올까말까하고..저 역시 들었던 전화를 부질없다는 생각에 다시 내려놓아요.
      한번 통화하고 나면 제 마음이 너무 시끄러워져요. 면역이 약해졌나봐요.
      이거봐요.. 마음을 못치우고 사니 이렇게 흔들리잖아요...

      • 노루2013.04.19 01:36

        생각하기에 달린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으면 대범해지기라도 해서 마음
        펴고 사는 수밖에 없잖나 싶어요.

        방 치우는 얘긴데, 정말 면역이 된 건지
        익숙해진 건지, 안방 한쪽 'ㄱ'자 구석에
        지난 몇 달 사들인 책들로 열댓 권 높이의
        'ㄱ'자 성이 쌓여 있는데 한동안 하던 책장
        생각도 이젠 안 하게 되요. '정든 풍경은 다
        아름답다'가 될 판이예요. ㅎ

      • eunbee2013.04.19 04:50 

        두 분 대화 엿들으며
        울고 있는 이내심사...

        두 분 대화 아름다워요. [비밀댓글]

      • 노루2013.04.20 00:20

        !!?? [비밀댓글]

      • 헬렌2013.04.20 02:19 

        ????

    • 깜이河河2013.04.20 08:58 

      꼭 저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한켠으로 치워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맨날 보고 들추며 마음 불편하게 살고 있었네요
      해결도 못하믄서요
      주욱 밀어놓고 쌓아놓고 잊어야겠습니다
      내 손으로 안돼는 일 바라보고 소화안돼 소화제만 찾고 있었습니다
      잊어야 한다는 소화제가 있었네요

      얏호~~~오늘부터 ~~실시!! ㅎㅎㅎ

      노루2013.04.20 23:53
      '잊음이 소화제'라, 역시 소연님 표현이 정곡을 찔러요. ㅎ
      그리고, 건강에 소화는 기본.

      사실 '제36계'가 때로는 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건 일리가
      있지요. 그건 역시 비겁한 거다,도 일리가 있지만요. ㅎ

      사람 마음이 강할 때도 있지만 참 약하잖아요. 남의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를 좀 북돋아주고 밝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건
      좋기도 하고 필요도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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