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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철학이다 -- Bertrand Russell책 읽는 즐거움 2013. 12. 21. 03:48
한동안 안 들렸다 싶으면 결국은 또 들르게 되는 'The BOOK STACK'에서, 지난 주에 또 책
한 권을 들고 왔다: Whit Burnett 편집의 'This is My Philosophy'(1957)이다.
스무 명의 (당시) 현존 사상가들 -- 주로 철학자들이지만, 건축가, 핵물리학자, 생물학자,
심리분석가, 신학자, 선교사/의사, 그리고 작가를 포함하는 -- 에게서 각각 '이게 내 철학이다'
고 할, 이미 발표한 것 중에서나 새로 쓴, 글을 받아 모은 책인데, 각 장(chapter)이, 편집자의
소개글에 뒤 이은, 한 사람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첫 장에서 밑줄 친 부분을, 도움이 될 듯한 몇 구절을 예외적으로 보태서, 여기 (번역해서)
옮겨 본다. (원래의 Chapter 제목 뒤에 철학자 이름을 덧붙였다.)
지난 주 이 책을 사기 전날 산 Carol Brightman 편집의 'Between Friends: The
Correspondence of Hannah Arendt and Mary McCarthy 1945 -1975'(1995)도 당장 읽어
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 밀렸다. 융이며, 라인홀트 니버며, 재미 있을 것 같다.
덧붙임: 아차! 요 위 마지막 문장은, 무의식 중에(?), 신학자의 책에 주로 관심이 있고 정신이 뇌의
작용/작품이란 점에는 무심했던 오래전의 그 시절 기분으로 되돌아가서 쓴 것 같다. 각각
'(뉴욕) 브로드웨이의 신학교에 있는 철학자' 와 'A Philosopher among Souls' 로 제목 붙여진
Chapter 에서 니버와 융의 글들을, 사실, 제대로 읽어 보게 될지 의문이다. 다른 애기지만,
철학과의 필수과목에 '뇌 과학 개요' 같은 과목이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비슷한 의견을
10년쯤 전 어느 철학 교수에게 말했던 생각이 난다. '뇌 과학 개요'는 관련된 진화론적 내용을
물론 포함할 거다.
질문을 가진 철학자 Bertrand Russ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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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문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영국의 철학자아며 수학자, 작가인 Bertrand Russell 은 ...."
"내 지능은," 1951년에 그는 썼다, "실제로 20세 이후로 꾸준히 낮아졌다. 젊었을 때는 수학을
좋아했다. 그게 너무 어려워졌을 때 철학을 했고, 철학이 너무 어려워졌을 때 정치학을 했다. 그
이후로는 탐정소설에 몰두했다."
그는 81세 때,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 우리는 우리의 견해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서막 또는 종막? / Bertrand Russ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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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지질학이나 진화의 역사에서의 시간으로 따지면, 그의 행성에 매우 늦게 도착했다."
"우주의 역사에서, 또는 생명의 역사에서 조차, 사람의 등장은 최근이지만, 그의, 두려우면서도
경탄스러운 엄청난 힘의 등장은 훨씬 더 최근이다. 사람이 특유의 인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지는 다만 6천년쯤이다. 이런 활동들이 문자 발명과 통치 조직으로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의 다가올 수백만년의 운명은, 우리의 현재 지식이 보여주는 한에서는,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사람을 사악하고 잔인하다고, 악한 세력의 화신이라고, 우주 얼굴의 오점이라고 생각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게 진실의 전부는 아니고 지혜의 맺음말도 아니다."
"가장 좋은 면에서의 사람에 대해서 찬탄할 만한 것은 다만 지식에서도, 또는 주로 지식에서
조차도, 아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그들은 경이로운 세계를 처음으로 보는 것
같은 이상한 상상들을 했다; 그들은 전인류를 사랑하고 동정할 수 있었고 인류 전체를 위한 큰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성취는, 사실, 예외적인 사람들의 것이었고, 아주 자주 대중은
적의로 대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지금은 예외적인 그런 사람들이 흔하게 되어서는 안 될
이유가 없다, 그리고 ...."
"나는 지금 빛나는 비전을 본다: 배고픈 사람이 없는, 아픈 사람이 거의 없는, 일이 즐겁고
지나치게 많지 않은, 친절의 느낌이 일반적이고, 그리고 두려움에서 풀려난 정신들이 눈과
귀와 마음을 위한 기쁨을 창조하는 그런 세계를 본다."
"당신이 자신은 돼지에게나 맞는 행복에 만족해 하도록 노력하면, 당신의 억압된 잠재력이
당신을 비참히게 만들거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신적인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그런 사람에게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보면서 연민의 고통을 피할 수 없으므로, 행복이 고통과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통의
근원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우리의 이 어두운 시대에 살도록 선고 받은 이들에게
가능한 어떤 것보다 더 완전하고, 더 상상력과 지식과 따뜻한 마음이 배인 인간의 행복이 있을
수 있겠다."
< 번역 노트 >
1.'capable of love' 는, '사랑의 능력이 있다'가 더 영어적이고 내가 더 좋아하는
표현이지만 전체 문장을 봐서 '사랑할 수 있다'를 택했다.
2. 'sympathy' 를 '동정'이나 '공감'으로 하자니, 내게는, 아무래도 좀 어색해서
한 곳에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번역했다.
3. 위의 두 경우처럼, 읽으면서 그대로가장 쉽게 이해되는 원문의 문장이나 부분이
오히려 생각하고 번역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턴 그런 부분은그냥 원문으로
둘 생각도 해본다. 어떤 단어나 구절은 어떤 때는 어떻게 기계적으로 번역하는
'요령'이 정리되어 있다든가, 그래서 전문 번역가들의 번역 속도를 반의 반의 반도
따라가기 어려울 거라던 누구의 말이 생각난다. 그렇잖아도, 책 한 권이나 글 한
편조차도 제대로 다 번역해 볼 생각은 접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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